볕 좋은 날.
희미해지던 해너머로 반짝이는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질때면
설레었고, 즐거웠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고요한 시간을 보내기도, 북적거리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던 그런 나의 시간.
나의 밤. 밤이 온다.
아주 어릴적에는 밤이 무서웠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그 밤이 안 무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의 밤은, 할 것이 많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퇴근을 하고 나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운동을 하러갔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이 밤은 더욱도 소중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시간일수록
밤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내심 아쉬워한다.
시간이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하루를 마주하는 시간.
캄캄한 밤 속에서 나를 다독이기도 하는 시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
그렇게 흘러가는 밤을 보내고 나면
늘 아쉬운 하루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