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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변: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함부로 열심히 살지 말라

by 뉴욕박변


푸른 봄, 나의 청춘부터 스물 하고도 다섯 해가 넘도록 나를 지켜본 소중한 친구가 어느 날 책을 소포로 보내왔다. 이 책을 읽는데 너의 20대가, 우리의 20대가 생각났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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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지쳤었다. 연일 전 세계 미디어에서 보도되고 있는 사건을 맡게 되면서 하루에 20시간씩 일하는 스케줄이 계속되었다. 글씨와 이메일을 너무 많이 쓰다 보니 손목이 둘 다 고장이 나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가며, 항암 후 방사선 치료를 미뤄가며 거의 매달 미국으로 출장을 다녔다.


그러고 나서 이 책의 '함부로 열심히 살지 마라'는 소제목에 코 끝이 찡했다. 그리고 책을 펼치자 이런 글이 있었다.


푸른 봄, 청춘의 모습니다. 손 흔드는 새싹이 스무 살의 나를 닮았다.

고시원에서 공부하던 그에게 감사하며 하루를 즐겁게 시작해 본다.

오늘은 스무 살의 내가 그토록 원했던 하루이기 때문이다.


그래 맞다. 스무 살의 나를 떠올려 본다.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날 아빠가 한국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리를 다치고 뼈가 바스러진 채 중환자실에서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던 아빠의 모습을 뒤로하고 나는 강남 학원에 취업했다. 100명의 유학생들에게 SAT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1년이면 아빠가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겠지 한 것이 8년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서른 살이 되어 뉴욕에 로스쿨에 입학했다. 학비와 생활비 모두 학자금대출로 처리하고 하루에 거의 4시간씩 등하교를 했다. 변호사로 취업을 하긴 했는데 첫 해 크리스마스에 잔고가 $25불 남아 있었다.


마흔 살이 되었다. 변호사만 1000명이 넘는 대형로펌으로 성공적으로 이직하고, 동생이 모아놓은 자금으로 조그마한 콘도도 사게 되었지만 한 달에 두 번 내 통장을 스쳐가는 월급은 주택대출금 상환, 학자금 상환, 그리고 생활비로 쓰고 나면 매달 조마조마하게 넘어갔다.


마흔 중반. 한국 대기업 국제법무팀에 취업이 되었다. 입사 4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았다. 림프까지 퍼진 한국사람에게는 매우 드문 악성암이라고 했다.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당장 다음 주부터 항암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낮에는 정신없이 일했고, 항암실에도 대기실에서도 무조건 의자만 있으면 컴퓨터를 펼쳐놓고 일했고, 항암주사를 맞고 어지러운 상태에도 회의에 들어오라고 해서 근처 모텔을 잡아서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참 열심히도 살았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소제목이 경고처럼 가슴에 박혔다. "함부로 열심히 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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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정말 죽을까 봐 무서워 혼자 울던 나는 다 어디로 가고 주말 아침이 무기력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일어나서 운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옷을 챙겨 입다가 잠이 들었다. 현재 맡고 있는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압박, 직장 내 스트레스, 그리고 포르투갈과 영국 여행 후 바로 출근으로 이어진 jet leg 등,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밤에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지낸 한 주간이었는데 오늘 이 책을 다시 훑어보길 잘했다.


지은이 이하영은 가난한 어린 시절, 고생하시는 홀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공부해 포항공대에 들어간다. 우연히 접한 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의사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중고 의사가운을 구해 본인의 이름을 새기고 독서실에서 공부하며 꿈을 이룬다. 그 시간들을 보내고 깨달은 인생의 비밀들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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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포르투갈, 포르토


그리고 실패의 당연함이 쌓여갈 때, 성공의 당연함도 생기기 시작했다.

— 본문 52쪽 중에서


미국에서 문을 닫는 베이커리를 인수한 둘째가 사람을 구하지 못해 힘들게 힘들게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무에 대해 경험이 부족한 나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해야지'라던가, '냉장고를 샀어야지'라던가, 소셜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릴스에 나오는 메뉴들을 해 보면 어떻겠냐고 잔소리를 해서 마찰이 있었는데, 아차 싶었다. 실패하는 게 당연하지. 동생이 혼자 사업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인데 혼자서 그 시골에서 2년을 버텨서 월급은 못 가져가더라도 빵쪼가리 팔아서 그 큰 가게 운영 자금을 매달 충당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대견한 일인데... 혼자서 들어오는 커스텀 케이크 주문 쳐내는 것만 해도 힘든데 닦달했구나 반성을 했다. 그리고 스승님 말씀이 생각났다. 7번을 실패해도 8번째 성공하면 사람들은 과거 7번의 실패를 보지 않는다. 마지막 8번째의 성공만 기억한다고. 아직 실패의 마일리지도 충분히 쌓이지 않은 동생에게 닦달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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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당연함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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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포르투갈, 파티마


스무 살의 내가 그토록 원했던 삶이 바로 오늘이다.

오늘의 당연함은 스무 살의 간절함이 만든 것이다.

그 당연함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풍요의 본질이다.

오늘의 당연함에 감사하라.

당신이 10년 전에는 꿈꾸지도 못했던 것들이다.

있는 것에 감사할 때, 있는 자가 되어버려 없는 것도 나타난다.

— 본문 229쪽 중에서


동생이 힘들어할 때마다, K 장녀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좀 더 자리를 잡아서 원활하게 사업자금을 대 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능력이 안 되는 스스로를 질책한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도 과거의 나에게 왜 더 열심히 살지 않았냐고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원하는 미래에 가장 빨리 도달할지에 대해 그가 공유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답은 하나다. 돈이 되는 걸 해야 한다. 그리고 돈이 되는 것이 내가 잘하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나의 체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내가 어떻게 일하고 있고,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바라볼 수 있다. 내가 주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어떻게 말하고 어떤 표정과 몸짓으로 소통하는지도 볼 수 있다.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돈을 쓰는지도 바라볼 수 있다. 그 체로 얼마나 넓게 볼 수 있는지, 얼마나 멀리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대중의 체는 세상을 본다. 부자는 세상을 대하는 나를 바라본다." (33-34)


오랫동안 고민했던 부분이다. 스승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면, 사업 2년 차인데 아직 적자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다면 돈이 되는지를 결정할지에 대해 얼마간의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돈이 되면서 가장 잘하는 한 가지에 몰두를 해야 하는 데 그것을 찾기까지의 시간은 어떻게 버텨야 할까?


"일체유심조.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의미로 불교 경전 <화엄경>에 나온 말이다. 무의식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라. 나를 결핍된 존재가 아닌 충만한 사람으로 각인하자." (40-41)


100번 쓰기 중이다. 매일 지키지 못하기도 하고, 여행을 갔던 공항에서 100번 쓰기 노트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출장이든 개인여행이든 한 달에 한 번씩 여행을 가는 것이 가능해졌고, 매 번 여행은 내 마음을 더욱 충만하게 채워준다.


"미래는 상상을 통해 인식하는 마음속 이미지다. 스스로 의사라 생각하는 일상은 말의 습관과 행동의 습관을 바꾸게 한다. 말과 행동이 바꾸기만 그것을 만드는 생각도 바뀌게 된다. 칼 융은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우리는 이것을 운명이라 부른다'라고 했다." (47-47)


생각은 말과 행동을 바꾸고 바뀐 말과 행동은 생각을 바꾼다. 그래서 마음먹은 대로 말하는 대로 내가 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부모님과의 식사에 감사해라. 오늘의 당연함은 누군가에게 기적 같은 일이고, 과거의 당신이 상상치 못했던 일상이다. 그리고 미래의 당신에게도 꿈과 같은 일이 될 것이다. 오늘은 70살의 내가 그토록 원하는 48살의 하루기 때문이다. 그 당연함에 감사해 보라. 지금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은 10년 전 꿈꿔왔던 것들이다.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당신이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60-61)


세상에서 제일 비싼 시간은 우리 엄마와의 시간. 더 자주 놀러 다녀야지. 더 엄마 자주 보러 가야지. 더 많은 영상이랑 사진 찍어 놓아야지.


"'나는 결핍된 존재다'라는 관념은 소유욕, 관계욕, 명예욕, 권력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결핍되었기에 무언가를 가지려 하고, 외로움이라는 결핍감을 만들어 사회적 관계를 만든다. 그 관계 속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고, 관계를 통제하려고 한다. 부족한 마음이 욕망의 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목적지를 잃고 열심히만 나아간다. 욕망의 추구는 지금 이곳을 희생하라고 강요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미래를 위해 이곳을 누리지 못한다. 오늘을 살지 못하는 이유다." (65)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더 인정받기 위해 나도 모르게 나를 몰아친다. 주말에도, 새벽에도, 밤늦게도 제일 먼저 이메일에 회신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한 회신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다가 문득 현타가 온다. 그리고 이런 악순환은 반복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돋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자존감은 '스스로'가 지키는 마음이고, 자존심은 '남으로'부터 지키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판단하는 자신의 존재 방식을 말한다. 나의 존재 방식은 작가의 삶이었다. 내 인생을 써가는 작가의 삶." (67)


내가 어렸을 때 누군가가 엄마에게 나는 자라서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했다고 들었다. 그런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즐거움의 본질은 '잘함'이다. 우리는 뭔가를 잘하게 될 때 즐겁다. 이 '잘함'이 '재미'보다 지속력이 강하다." (77)


'잘함'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는 있어 보인다. 나는 10년이 넘게 요가를 해왔다. 쉴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안 되는 아사나가 아직도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잘함'의 기준은 나 스스로 나아짐을 느낄 때인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꾸준히 해서 느는 것을 스스로 느낄 때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부자 중 76%는 일주일에 4회 이상 운동을 하고, 가난한 사람은 23%만 운동을 하고 있다. 움직일 때 몸은 가벼워진다. 이 가벼운 느낌이 마음의 무게까지 줄여준다." (85)


요즘 트렌드로 떠오로는 슬로 조깅을 시작했다. 한 10일 하다가 연휴에 여행을 가게 되면서 쉬었지만 매일 만 오천보를 걸었기 때문에 몸은 좀 가벼워졌다. 요가는 평생 하고 싶은 운동.


"나는 이렇게 삶을 변화시켰다. 쓰고, 명상하고, 움직였다. 그리고 꾸준히 반복했다. 그 꾸준함 속에 일상이 바뀌어 갔다. 그리고 일상이 바뀔 때 나의 삶은 이미 변해버렸다.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86)


이 쯤되면 세상의 모든 그루들이 공통되게 하는 말이니 속는 셈 치고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키는 꾸준한 반복.


"완벽은 충족의 차원이고 완전은 존재의 차원이다. 완벽한 인생은 없다. 그래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결과를 추고 하려고 한다. '결과 중심적인 삶'은 그렇게 펼쳐진다. 욕망을 추구하는 삶, 조건에 충족하려는 삶은 자신을 완벽에 넣으려는 환상에서 비롯된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애쓰면서도 부족하고, 열심히 살지만 두려운 것이다. 자신의 완전함을 믿자. 우리는 이미 완전한 존재다." (118-119)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였던 마야 안젤루가 오프라에게 했던 말 "You still don't get it, do you? You are enough."


"'지금'이라는 '과정'은 과게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결과'로 가는 '통로'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그 결과를 위한 완벽한 과정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오늘을 즐길 수 있다. 과정과 결과는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즐거운 오늘은 즐거운 내일과 연결되지만, 열심히 사는 오늘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미래와 이어지는 것이다. 결과만 바라보고 애쓰며 살지 마라. 오늘 하루 즐겁고 쉽게 살면 그뿐이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변하게 된다." (120-121)


완벽한 과정이라니... 즐거운 내일을 위한다면 오늘을 즐겁게.


"쉽고 즐겁게 해야 잘하게 된다. 잘하려고 하면 잘하지 못한다. 인생도 그렇다. 그냥 즐겁게 살았을 뿐인데, 열심히 산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이루었다는 것을. 그 경험이 당신을 자유롭게 해 줄 것이다." (121)


즐겁게 살자. 자유롭게 살자.


"고통과 괴로움은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게 아니다. 체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운동해 본 사람들은 안다. 매일 아침 운동하고 출근을 하면 하루가 달라진다. 몸이 가벼우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가볍다." (133)


아침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슬로 조깅을 하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스스로에게 아이맥스를 선물했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을 중독 수준으로 보고 또 이어지는 엄마의 '잔소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4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체력을 키우자.


"목표는 오히려 한계가 된다. 인생의 큰 목표는 오히려 가장 큰 한계가 된다. 이제는 하루의 작은 성취에 즐거워하고, 세상에 나를 맡긴 채 즐겁게 살아간다. 목표 없이 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미래가 지금보다 훨씬 좋을 거라는 앎을 지닌 채, 누구보다 즐겁게 살고 있다." (143)


핵심은 나의 미래가 지금보다 훨씬 좋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목표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말라는 말. 그래서 많이 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다. You don't know what you don't know.


"변화를 저버린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삶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간의 본질은 '변화'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일상은 정체를 의미하며, 정체된 삶은 도태를 초래한다. 결국, 일상이 변하고 삶이 변할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성장하는 삶, 그 시작은 일상의 사소한 변화다." (146)


매일 조금씩 성장하면 된다. 서두르지 말고 매일 조금씩.


"시간, 공간, 인간을 리셋하라. 어제와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똑같은 장소를 오가면서 인생이 바뀌길 바라지 마라. 운은 변화 없이 생기지 않는다." (163)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리셋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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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포르투갈, 브라가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만나야 한다.


부자가 아니면 적어도 부자가 되려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 흐름 속의 사람을 만나야 변한다.


당신의 운이 바뀌기 때문이다.


운이 바뀌어야 운명이 바뀐다.


오늘의 변화는 내일의 결과가 되고, 미래의 운명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미래에서 되돌아볼 때 오늘의 변화를 운으로 평가한다." (179-180)


"청춘을 바쳐 돈을 버는 이유는 돈 자체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시간을 잘 써라. 아직 남의 시간을 살 능력이 부족하다면, 지금의 시간을 늘려서 사용해라." (194)


그래, 열심히 일해서 빨리 은퇴하고 싶은 이유는 내 시간을 확보해서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고 싶어서인데, 그럼 지금도 내가 쓸 수 있는 시간들을 야무지게 사용해야지, 생각 없이 스크롤 다운하지 말자.


"마음의 풍요가 물질적 돈을 창조한다. 마음이 풍요로 가득 차 있을 때, 그 에너지는 마음에 풍요의 뿌리를 내리고, 무의식에 각인된다. 풍요의 감정이 내면에 자리 잡을 때, 물질적 돈이 나에게 전달된다." (198)


이 책을 읽었을 때, 미국에서 한 오피스에서 일하던 Emily가 한국에 왔다. 그때 느꼈던 기분이다.


"'즐겁게 살아야지'하는 무의식은 즐거운 오늘, 재미있는 내일, 흥겨운 모레를 선물로 보내준다. 우리의 꿈, 목표, 소망을 위해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미끄럼 타듯, 인생을 즐기며 내려가는 것이다. 함부로 열심히 살지 마라. 당신이 원하는 미래는 아래에 있다. 그 미래를 즐기기 위해 오늘을 즐겨보라. 즐겁게 사는 게 충실히 사는 것이다." (217)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매일 입에 달고 사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인 나의 철학에 매우 부합하는 문구이다. 요즘 김연경 선수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진심'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그중 즐거움을 잃으면 안 되겠다. 내일은 또 어떻게 하면 신나게 놀 수 있을까?


"있는 것에 감사하면 있는 자가 되어버려 없는 것도 나타난다. 부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 자신이 이룬 것에 감사하고, 그 과정에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지금 하는 일에 감사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한다. 오늘의 감사가 일상이다." (227)


오늘 이 책을 다시 펼치면서 얼마나 감사하게 많은지 새삼 느꼈다. 10년 전에 내가 꿈도 못 꾸던 풍족함을 누리며 살 수 있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암도 발견해서 잘 치료를 마쳤다. 사내변호사로서는 가장 높은 직급으로 진급을 했고,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산업 분야들에 대해 자세히 배우며, 소송뿐 아니라 국제중재까지 하는 기회가 생겼다.


"불안과 결핍이 반복되어 일상을 두렵게 만든다. 두려움의 본질이 항상 오늘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두렵다. 두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그 두려움을 '열심히'로 덮으려고 한다. 그래서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다. '열심히'라는 포장지로 '두려움'의 마음을 덮는다." (251)


두려움을 '열심히'로 덮으려고 한다는 말이 딱이다. 즐기라고 하지만 그 두려움을 계기로 열심히 하는 기간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오는 게 아닐까.


내일은 또 무엇을 하며 즐겁게 보낼까를 궁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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