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온은 영하 12도 이고 낮 최고 기온도 영하 3도다.
이른 아침에 롱패딩을 입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 입김 때문에 마스크 안에서 물기가 느껴진다.
멀리서 바라보는 우리 편의점 주변으로 24시간 해장국 집이며, 무인 꽃집과 견냥품 가게 등도 불이 환하다.
왠지 열심히 함께 밤을 지켜온 느낌이 든다.
편의점 안은 냉장고와 다른 기계음이 가득하지만, 이상하게도 조용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좀 이른 점심시간에 두 남성이 원두커피 라지 두 컵을 주문한다.
말은 잘하는데 왠지 갸우뚱.....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며 두 손님은 서로 모국어로 얘길 나눈다.
뭔가 느긋하고 자연스러운 그들의 대화를 계속 듣게 된다.
쉬 소리가 나며 약간 절도 있는 프랑스어 같기도 하고
그러나 우리랑 너무나 닮은 그들에게 나는 "몽골에서 오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들은 아주 반가워하며 그렇다고 한다.
"그곳도 여기처럼 많이 춥지요?" 묻자 그들은 웃으면서 "많이 추워요"라고 한다.
그중 연장자가 커피를 다 내리고 컵을 들고나가는데,
어린 손님이 휴대폰을 꺼내더니 무엇인가 찾아 내게 보여준다.
화면에 나온 것은 알파벳으로 울란바토르, 영하 26도라고 쓰여있다.
내가 깜짝 놀라자,
그는 크게 손을 저으며 밤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며 문을 나선다.
낮에 영하 26도, 밤에는 영하 40도.....
울란바토르는 우리와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데,
몽골의 추위를 생각하자 갑자기 몸에서 한기가 느껴진다.
어쩌면 그들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사는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좀 나을까?
나도 남편이 발령을 받아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적이 있다.
비교적 여유롭고 심플한 생활이지만, 문 밖을 나서면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늘 가족들의 귀가 시간을 챙겨야 했고 집중하며 살았었다.
가끔 귀국하면 서울의 분주함과 똑똑함에 어리바리하다가 다시 출국했다.
몽골 손님 덕분에 오래전 추억을 떠올린다.
비교적 덜 추운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이 건강하게 일하고,
돈 많이 모아서 모국으로 잘 귀국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