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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Mar 12. 2022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는 무얼 깨달았을까?

우리의 연결성에 대한 깨달음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인류역사상 가장 지독한 팬데믹 대유행



바이러스는 지구 역사상 계속해서 인류와 공생해왔다. 지난 수백년간의 기록에서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주기적으로 대유행했음을 알수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염병 대유행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세기까지 50년에 한번 유행했던 전염병의 대유행의 주기가 21세기에 들어 2년에 한번으로 급속하게 줄어들고있다. 2000년대 들어 정신없이 우리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의 기세가 점점 더 거세지고있고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정말 뭔가 심상치 않다.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바이러스의 역사(출처: 푸본현대생명 네이버 포스트)



혹자는 지금이 지구 역사상 바이러스들이 먹고살기 좋은(전염병 대유행이 유행하기 좋은)시대라고 한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수일내에 도달할 수 있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발견된 작은 생명체(바이러스)가 태평양과 큰 대륙들을 건너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 퍼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연결성'이 큰 몫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근본적인 원인 또한 '생태계의 연결성'에서 찾을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열대지방에 있는 박쥐들이 대거 온대지방으로 이동, 가장 많이 이동한 '핫스팟' 중 일위가 중국 남부지방이다. 수년에 걸쳐 현재 약 40여종의 박쥐가 열대지방에서 중국남부지방으로 이동한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일반적으로 박쥐 한마리당 2-3가지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고 했을때 100여종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남부에 새롭게 터전을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는 여기서 나온 약 100개의 바이러스 중 한개에 불과하다.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


수세기에 걸친 인구의 증가, 기후변화의 문제는 서서히 수면위에 떠올라 이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 환경문제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인간이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고 감행해온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인한 기후 이변, 전염병의 유행, 생물 다양성의 감소, 식량 불안정 등 문제의 심각성은 날이 갈수록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인간은 지구상에서 추정되는 870만 개의 종 중 하나일 뿐인데, 지구 전체에 식물이 생산하는 모든 물질의 4분의 1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남획과 사냥으로 수확량을 늘리고, 살충제, 화학비료, 미세플라스틱, 산성비와 기타 환경 오염물질 등으로 생물학적 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 활동의 규모와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_131p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은 우리의 '연결성'을 깨닫지 못하는 무지로부터 비롯된다. 지금 내가 잘먹고 잘살아가는 것은 과연 내가 잘해온 덕일까?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과연 우리들만의 것일까? 만약 우리가 '연결성'을 깨닫지 못하고 지금까지 하던데로 살아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깨닫기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한다. 그 첫걸음은 모든 연결성, 즉, 내부의 연결성과, 외부와의 연결성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금부터 크게 네가지의 연결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개인적인 견해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첫째, 연결성은 우리 안에 존재한다, 바로 뇌신경계의 연결성이다.

둘째, 우리는 사회 안에 존재한다, 바로 사회적 연결성이다.

셋째, 문화의 연결성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마지막으로, 생태계의 연결성이다.



#첫째, 뇌신경계의 연결성

모든 사람은 제한된 수만의 신경세포의 연결성을 갖는데 이를 '커넥톰(뇌지도)'라 부른다. 커넥톰은 우리의 성격, 생각, 기억의 한계를 정하고 또한 이 모든것은 우리의 신경세포가 연결된 방식에 달려있다.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다 다른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각자의 뇌신경 지도, 즉, 커넥톰에 따라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인지하는 감각정보의 양, 의식의 정도, 생각의 깊이, 반응하는 방식에 차이가 발생한다. 커넥톰은 세상을 인식하는 저마다의 필터이다.

사람 뇌의 백질 커넥톰 (White matter connectome)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연습'을 통해 기술이 향상되는 것처럼 이러한 커넥톰은 '경험'에 의해 강화된다. 따라서, 커넥톰은 역동적이며 시간이 지나며 계속해서 달라진다(변화한다). 불과 오분전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다. 역동적인 커넥톰은 변화의 가능성을 또한 보여준다. 이는 성장형 사고방식의 증거이며, 앞으로 우리의 기대와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행해져야 하는지, 또한 이에따라 어떻게 바뀌어갈 지 나타내어준다.




#둘째, 사회적 연결성

현대문화는 점점더 세상과는 독립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강조와 '개인주의적 관점'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타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자아상을 형성하고 계속해서 발달시키는 철저히 사회적인 존재이다. 니체는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에 대한 타인의 인식을 반영한다' 하였고, 제임스는 '우리가 다양한 사회적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자아정체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찰스 호튼 쿨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으로 자아가 형성되어 표현된다. 즉, 거울자아를 갖는다.'라고 하였다.


우리의 정체성은 외부 세계와의 연결에 달려있으며,
사회적 맥락이 바뀌면 우리의 정체성도 변화한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3부. 자아라는 환상>_147-148p


인간이 사회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가령, '공명(resonance)'을 통해 우리는 상대방의 고통과 감정을 실제로 느끼고 공감한다. 실제로 학대받는 아이들의 영상을 보고 우리는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고 눈물을 흘리고 분노하기도 한다. 또한 '미러링'을 통해 주변 사람의 행동과 말투를 관찰하고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게 된다. 게다가 감정과 기분은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전염된다.



특히 근래에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로 인해 과거보다 더 사회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기술의 발전이 더욱 우리가 받는 다른사람들의 생각과 신념, 행동과 태도의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다. 혹자는 음모론과 확증편향 등을 경계하고있으며, 이와같은 현상은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강조될 수 있는 환경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자체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으며, 이는 커넥톰 자체이다. 이를 긍적적 커넥톰으로 사용하고 강화시키는건 우리 손에 달려있다.



이와 같이, 겉보기에는 또는 주관적으로는 일관적이고 통일된 '나'라는 관점과 정체성은 세상을 경험하는 만큼 더 많이 달라지며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정체성은 갖혀있는 특성이 아니라, 주관적인 뇌의 상태로 시시각각 바뀔 수 있는 특성이다. 이에 반하는 개념인 '정체성은 개인마다 독립적'이라는 생각과 '개인주의적 시각'은 자신보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우리는 또한 지나치게 스스로가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라는 환상에 갖혀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지나친 자기 정체성의 강조로 부터 균형감을 취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우리가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 더 멀리 넓게 바라볼 수 있을때 더 잘 생존하고 더 널리 더 함께 유익게끔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신경계는 감정과 생각을 전염시키고 동조화시키는 철저히 사회적 집단으로서 살아가게끔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개인의 생각과 행위는 내 의지로 온전히 스스로 해내는 것이 아닌 이 모든것의 합이라 할 수 있이며, 나의 생각과 행동은 작은 '나비 효과'로 일파만파 퍼져나가 모든 인간과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또한 시공간을 초월한 범위로 퍼져나간다.




#셋째, 문화적 연결성

새로운 문화의 발전은 여러 대에 걸쳐 수직적으로 전승되며, 또는 같은 세대 안에서 수평적으로 전파된다. 생물학적 사촌이자 유전자의 상대 개념인 '밈'으로도 알려진 문화의 진화는 전승자와 그가 속한 사회집단에도 득이되며, 유지되고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3부. 자아라는 환상>_171-172p



'밈'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문화를 전달하는 모든 중간매개물(정보의 단위, 양식, 유형, 요소 등)을 일컫는다. 우리몸의 유전자가 복제되어 세대간에 계승되듯, 지식과 문화 등을 세대를 넘어 보존, 전파시키기위한 복제 역할을 하는 중간매개체를 밈이라 할 수 있다. '밈'의 개념에서도 알 수 있듯 세대간의 수직적 전승과 세대안의 수평적 전파 없이는 지금까지 현대사회가 이룩한 문화적 진보도 없었다.



특히 우리는 말과 글로 서로의 커넥톰을 연결하여 혼자서는 절대 이룩하지 못했을 '인류의 지식의 총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모든 창조와 혁신은 시대를 초월하여 하나로 연결된 인류 전체의 공동의 노력과 성취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고 누리는 모든 것들이 수천년 전을 거슬러 올라간 사람들, 그리고 지금 전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하여 이룩한 결과물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는 수많은 세월과 수많은 사람들의 숨결이 연결되어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넷째, 생태계와의 연결성

생태계는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와 물질과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물질세계가 연결된 네트워크를 지칭한다. (중략) 종간의 이 모든 상호작용의 결과는 생태계가 작동하는 방식의 복잡성이다. 이는 생태계 한 부분이 영향을 받으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_128-129p



에드워드 로렌즈가 기후 패턴의 상호성에서 발견한 '나비효과', 즉, '브라질에서의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놀라운 생태계의 상호작용의 연쇄효과의 한가지 예이다. 찰스다윈이 '뒤엉킨 강둑'이라 표현한 것처럼 생태계는 상호작용의 복잡하고 놀라운 과정 그 자체이며, 우리 인간은 생태계 일부로써 깊이 연관되어있다. 인간의 행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 지리학자들은 이미 산업혁명이후 인간활동이 지구환경에 주기 시작한 영향으로 인류세(Anthropocene)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먼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최근의 온난화, 전염병의 창궐, 태풍, 기록적 폭우, 극심한 가뭄,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구표면온도, 인도에서만 사망자가 500명 이상 발생한 아시아의 혹서, 태평양 수온상승으로 인한 세계 최대 산호초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대규모 백화현상, 알래스카 해안의 유해 해조류의 전례 없는 이상 번식 등 이례없던 이상현상들이 심상치 않다. 근래 전파력은 강하지만 증상은 다소 경미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전쟁에 끝이 보인다는 전망도 있지만 과연 이것이 진정한 끝이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사망자수 집계(출처: COVID-19 Dashbboard by the CSS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이제는 자연의 뒤엉킨 강둑을 훼손하는 일의 댓가가 바로 나와 우리가족, 우리 자손의 생존의 위협임을 깨달아야한다.





실행하기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의 표면적인 사건 속에 깊숙히 뿌리내린 복잡한 연결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연결성은 우리와 우리 세계를 지지하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희망적인 것은, 여전히 한국은 '우리'의 풍토적 사상이 기저에 깔려있고, 이번 팬데믹에 대한 방역대처에 놀라운 협력과 함께 선진문화의 본보기를 보였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가 보인 행위의 이유이다. 우리는 누가 시켜서라기보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접종의 우선순위에 노약자와 의료관계 종사자를 두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어 이는 우리는 무엇보다 연결되어 있으며, 타인을 지키기위한 나의 행위가 곧 나와 후세대와 지구촌 모두를 위한 행위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림으로 부터 비롯되었다.



모든 바이러스 전염병은 점차 그 세기가 약화도면서 즉, 치사율이 낮아지고 전염성이 높아지며 사그라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 펜데믹의 종식이 가까워왔음을 알려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 끝을 말하진 않는다. 또다시 다른 바이러스 전염병이 우리 삶을 침투하여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기 전에 뭔가 달라져야한다. 이제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공격하여 우리의 삶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파괴되고 침해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미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제 우리는 이해하고 깨닫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로 실천해야한다.



저자는 '시스템적 접근법'을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이는 개별 요소를 분석하는 것과 반대되는 개념인 통합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부분으로 이루어진 전체로 파악하고 그 변화를 부분끼리의 상호 작용과 관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접근 방식이다. 즉, 연결성의 큰 그림과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지켜내고 '인류세'를 헤쳐나가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개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을 달리하는 방법이자 앞으로의 행동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기후변화, 팬데믹, 사회 부정의, 빈곤, 자원고갈, 생물학적 다양성 상실과 같은 현시대의 거대한 도전과제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환원주의-개인주의적 세계관'과 '전체론적-종합적 접근방식'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연결된 세상은 서로 의존성이 높은 부품들이 역동적으로 이뤄내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는 일회용 커피잔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일회용 수저/용기나 비닐봉지의 사용을 줄이는 등의 작은 습관이 우리와 연결되어있는 생태계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어떤 책임감을 느낄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연결성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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