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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안 Mar 22. 2024

~를 믿습니까?

행동하려는 자는 먼저 믿어야 한다

2021/8/21 Saturday + 8/23 Monday


인간은 누구든 믿을 것을 가져야 산다. 신념을, 신앙을.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자아를 찾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내면의 진정한 욕망을 탐구하고 그 욕망에 진심으로 헌신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믿지 않으면 헌신할 수 없다. 자아의 실존에 의문을 품고서, 내가 욕망하는 것이 진정 '나'의 욕망인지 확신하지 못하고서, 자아와 그 자아의 욕망이 진실하다 한들 진정으로 가치 있다고 믿지 못하고서 어떻게 그 모든 것에 헌신할 수 있겠나? 무슨 말을 하다가도 그게 거짓이라는 기분이 들 텐데. 진실은 절대적이지 않다. 

그러나 믿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무제-드로잉 (2023)

랭보는 도덕과 사회적 관습으로부터 의식적으로 벗어나,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견자'의 의무라 믿었고, 그 신념에 따라 기행을 일삼았다. 

나는 그의 관점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답이라고 믿을 수는 없고, 정답이 존재하긴 하는지조차 믿을 수 없다. 따라서 내가 그 관점을 채택한다 한들, 진심으로 그 관점을 믿고 행동할 수는 없다는 것. 그저 흉내나 낼뿐일 테지.

어떤 신념을 고르든, 믿는 척하는 것뿐이다. 현실의 실재를 믿지 못하는 내게 생이란 유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놀이를 놀이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나? 

모든 것에 의구심을 품는다는 건 그만큼 내가 진실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반증이다. 우습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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