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무너졌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희망을 무너뜨리는 데 한국 기독교가 일조를 해버렸습니다. 보수 기독교가 중심이 된 8월 대규모 집회를 기점으로 전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재점화 되었습니다. 한국 기독교의 쇠락이 눈앞에서 현실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블랜디드 수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부분 학교는 다시 온라인 개학을 했습니다. 1학기처럼 처음 경험하는 당황스러움은 없지만 1학기 때만큼 힘이 나지는 않습니다. 마음 한쪽에서 품고 있었던 일상의 회복은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지난 1학기 우리가 비대면으로 지역 모임과 전문 모임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다시 얼굴을 마주 보리라는 희망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했던 비대면 만남이 일상이 되어갑니다. 사람들은 지쳐가고 여기저기서 방역 지침에 따르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심지어 이런 상황은 악용하는 세력들도 있습니다. 이제 K-방역의 근간인 민주 시민 의식이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