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로 가르치는 겁니다.” 초임 발령 맡았을 때 교장 선생님께서 저에게 들려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만큼 교육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도로 저에게 얘기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3월이 시작되면 교육과정이 아닌 교과서 진도 빼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어느 순장 교육과정은 2월에 교육과정 프로그램과 함께하는 숫자 퍼즐 게임으로 저에게 인식되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과정은 먼 길 떠나는 학생을 위한 지도와 같습니다. 교사는 이 지도를 보고 우리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합의한 목적지인 ‘대입’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보다 빨리 도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지도는 필요없습니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하려 하다 보니 넘어지고, 물에 빠지며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도착합니다. 그 지옥 같은 레이스에서 살아남는 자들에게만 허락되는 여행입니다. 그래서 늘 수많은 낙오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국가교육과정에 있는 여러 성취 기준과 목표는 어떤 학생을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늘 궁금합니다. 우리 교육이 우리 아이들과 어디를 향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이제 누가 뭐래도 여름의 시작입니다. 이 여름이 끝날 때쯤엔 우리의 코로나도 함께 끝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