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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노 Sep 07. 2021

글쓰기

2021.09.

글쓰기는 언제나 저에게 대회였습니다. 과학의 달, 호국보훈의 달 등등 나라에서는 매월 글짓기를 할 주제를 미리 정해줬고 학교에서는 백일장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 안에 200자 원고지에 빼곡히 글을 써내면 일주일 뒤 선생님께서 상장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방송실에 내려가 카메라 앞에서 상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의 경험 때문일까요? 글쓰기는 제 머릿속에 숙제나 대회로 자리 잡혀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교실도 달라지고, 아이들도 달라졌지만, 글쓰기는 변함없었습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합니다. 심지어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들조차도 기쁜 마음을 글을 쓰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십수 년 전부터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개탄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많을 글을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연필을 잡고 교과서에 공책에 글을 쓰는 것은 싫어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나 개인 SNS를 통해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을 글을 쓰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글쓰기가 가장 흥왕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글쓰기가 삶을 바꾸지 못합니다. 도리어 글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보다 칼이 되어 친구를 찌르기도 합니다. 그 어느 시대보다 글쓰기 교육이 중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이 한풀 꺾이고 난 9월 아이들과 함께 글쓰기에 나서는 것을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어느새 9월입니다. 여전히 하루하루가 쉽지 않네요. 잠시나마 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꽃씨를 닮은 마침표 앤디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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