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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pen Sally Apr 12. 2022

보라 펜 샐리의 한마디,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지 않는

열린 마음과 상식공부가 영어공부에 미치는 영향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유난히 똘똘한 아이들, 집중을 잘하는 아이들, 재잘재잘 말을 잘하는 아이들 차근차근 반전 매력이 있는 아이들 등등 각각의 빛나는 매력으로 저마다의 빛을 발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설명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이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공통점이 하나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상식과 경험이 풍부한 아이들이 정말 이해력이 빠르다.

가끔씩 보면 싱가폴에 사는데 너무 폐쇄적으로 벽을 치고 사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

상담을 많이 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데 일단 로컬 학교를, 싱가폴 문화를, 싱가폴 영어를 소위 속된 말로 ‘까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싱가폴 맘 카페에 댓글이 상당하게 달린 싱글리쉬에 관한 옹호 아닌 옹호 글도 그렇고, 나는 그 글 쓴이의 입장에 동의한다. 발음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들리기도 하고 얼핏 보면 되게 영어를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 이메일 쓰는 것을 보면 그 말이 쏙 들어간다.

아주 예전에 10여 년 전 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싱가폴 친구와 꽤 유명한 영화를 보러 간적이 있는데 평소 싱글리쉬를 많이 쓰는 친구였고 영어를 그다지 잘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은 친구였다.

제목은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브래드 피트의 영화였고 살짝 난해하고 생각보다는 재미가 없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데 음향의 문제인지( 사실 그렇다고 박박 우기고 싶다)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았고 뭔가 웅얼거리는 느낌이라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리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아 영화 내용을 한 60프로 밖에 소화를 못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이 친구도 내 기준으로 영어를 잘 못한다 내 맘대로 생각해서 당연히 나 같을 줄 알고


잘 안 들리지 않았니?

제대로 이해했어? 하니


오브 코스라~~

와이 디유 에스크 댓 아?

유 디든 언더스탠 마?

왈라웨 ~~

왓 팟 유 돈 언더스탠?

텔미야,    익스플랜라~~

(싱에서 오래 사셨거나 이제 싱글리쉬가 아주 편한 사람들이라면 아주 귀에 쏙쏙 입에 착착 붙지 않습니까?

처음 접하면 문화 충격?!)


내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말하니

블라블라 어쩌고 저쩌고 설명을 아주 잘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때의 충격이란!

아 이들의 영어 실력을 내가 얕봤구나!

정말 생각보다 영어 수준이 상당하구나!

그때부터 나는 편견과 오만을 버리고

보이고 들리는 이면의 것들에도 집중하고 조금  마음을 열고 이들의 문화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기회가 있으면 체험도 많이 해봤다.

뮬론 먹을  위주로 아주 심도 있게…

내가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더욱더 애정이 생기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이렇게 사족 같은 경험담을 주저리 길게도 하는 것은 여기서 아니 어디에 있든지 마음을 열고 문화를 받아들이고 상식을 쌓는 게 학습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뻔한 말을 하고 싶어서다.

싱가폴은 다 문화 국가다. 이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본다면 상식의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돈으로만 배울 수 없는 값진 지식이다.

여기서 쇠는 명절만 제대로 알아도 정말 많은 것을 얻는다. 중국 명절-한국과 차이점이 있는 설날, 말레이 명절- Hari Raya Puasa, 인도 명절-Deepavali 정도만 알아도 상당한 상식이 생긴다.

심지어 과일가게에만 가도 한국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온갖 다양한 과일들이 넘쳐난다.

왜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먹어 보지 않을까?

예를 들면 수업을 하다 파파야 나무에 대한 지문이 나왔다.

파파야를 아는 친구들은 과일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다. 먹어 본 친구는 맛을 표현하는 지문에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맛을 아니까 유추가 가능하다.

이것을 모르면 수업시간에 파파야 하나를 두고 그림을 보여주고 설명을 하고 맛을 설명하고…

그런데 맛을 말로 설명한다고 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시키기도 어렵다. 한번 먹어 본 경험이 있다면 너무도 쉬운 내용이다.

또 다른 예로 종교에 대해 나왔다 치자.

평소에 무슬림 모스크에 대한 관심이 아주 조금이라도 아니 주변을 둘러보는 호기심을 1cm만 키웠더라도 안다. 싱가폴에는

오다가다 보이는 크고, 작고, 소박하고, 멋지고, 다양한 무슬림 모스크가 엄청 많다는 것을!

거기다 여기는 무슬림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이들의 간단한 문화를 접하기도 좋다.

그런데 무슬림, 모스크를 모른다면 또 모스크의 모양부터 무슬림이 어떤지 설명을 다 해야 한다.

이렇게 상식이 조금만 있으면 단어를 몰라도 맥락이 좀 더 쉽게 이해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조금은 편하게 자신감을 조금 더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세계적인 사건이라든가 과거에 있었던 큰 사건들은 기회가 생기면 뉴스나 아니면 기본적인 것만은 알려주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인데 테러나 테러리스트의 개념을 모르고 그런 단어가 나왔을 때 단어로 암기하려고 하는 모습이 어찌 안타깝지 않은가?

911 이야기만 알아도 아니면 몇몇 폭탄 테러 사건만 알아도 개념이 한 번에 다 이해되는 내용인데 테러나 테러리스트를 사전적 의미만 찾아 공부하면 한계가 있고 아직은 어리기에 사전적 뜻과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런 조금은 품을 팔아야만 하는 상식과 다르게 약간의 열린 마음과 호기심만 있으면 싱가폴에서 정말로 재미있게 마음의 지식 서랍을 채울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해외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지키며 한국 것을 잘 사용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정말 큰돈, 큰 노력 없이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얻고 일반 상식과 지식이 쑥쑥 자라 날 기회를 낭비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눈을 돌려 아이들과 새로운 것을 하나씩 하나씩 시도하다 보면 매일의 소소한 즐거움 속에 아이들의 생각의 크기도 놀랄 만큼 쑥쑥 자라날 것이다.

두렵지만 한 걸음씩만 더 나가고 한 뼘씩 만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시작은 소소한 온갖 낯선 과일 도장깨기부터?!


깬?깬낫?

깬깬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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