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고국방문 후 다시 집으로….
“아이고 벌써 또 보고 싶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기차에서 그만 눈물이 터져버렸다.
우리는 헤어진 지 5분 만에 다시 통화를 한 것인데…
또 바리바리 더 못싸준 것을 아쉬워하며 이고 지고 아이와 둘이 다 못 들고 가는 짐을 일산행 기차에 (비행기 시간이 이른 아침이라 일산 언니네에서 하룻밤을 잔다) 실어 주고선 아쉬워 머뭇머뭇 뒤돌아서지 못하는 모습이 못내 가슴에 남아 손을 흔들어 보지만 짙게 선팅된 기차창은 야속하게도 밖에선 안이 보이지 않는다.
3년 만에 본 엄마는 애틋한 그리움이 더해져서인지 세월의 흔적을 온몸으로 받아낸 듯 많이 늙어계셨다. 5년간 두 번의 항암을 견뎌낸 아빠는 엄마가 잘 보살펴서인지 우려와 달리 무척 건강해 보이셨다.
이렇게 싱가포르로 가고 나면 나는 또 일상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렇게 그리움이 또 조금씩 무뎌지겠지만, 오늘 엄마를 두고 가는 내 마음은 다섯 살 꼬마처럼 돌아서자마자 그리움에 훌쩍훌쩍 눈물이 자꾸만 난다.
우리가 가고 난 뒤 남은 빈자리에서 또 얼마나 우리의 모습을 찾으며 허전할까 싶어 내 눈에 마음에 남은 엄마의 모습에 벌써 이렇게 눈물이 나나보다
“나도 엄마! 벌써 보고싶…”
울음을 삼키느라 뒷말이 자꾸만 작아진다
그리움을 가득 싣고 그렇게 나는 집으로 향한다
너무나 따뜻했던 엄마가 있는 집을 떠나서…
기차는 플랫폼에 덩그러니 엄마만 남겨두고 무심하게도 힘차게 달려간다.
내 마음에는 벌써 그리움이 힘차게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