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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May 06. 2024

 어린이날, 어른이는 동네 아이들과 극장에 갔다.

어설픈 시골살이

어린이날을 맞아 시골 이웃 아이들과  홍천 시네마에 다녀왔다. 인구가 많지 않은 홍천의 극장은 소극장 정도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3개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날이 날이니만큼 그중 두 개의 영화가  미성년자 관람가였다. 마침 2:30분에 쿵후 펜더 4를 상영한단다. 예매를 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 관계로 현장 구매를 해야 했다. 매진 사태를 우려해 한 시간 반 전에 미리 도착했다. 우리 집에서 20킬로  떨어져 있는 영화관을 가는 동안 비가 억수로 차창을 때렸다.

그러나 역시 어린이날은 어린이날인지라 좌석이 꼴랑  두 자 리만 남아 있었다. 아이들보다 더 들뜬 어른이들은 허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비보를 들은 아이들은 풀이 죽어 있었다. 다행히도 계획했던 쿵후 펜더 4시리즈는 아니었으나 포켓몬 시리즈가 옆 상영관에서 상영을 했다. 꿩 대신 닭이라도 봐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포켓몬 영화를 예매하려는데 매표소 직원이 갑자기 쿵후 펜더 자리가 여덟 개나 났다고 했다. 비가 와서 사람들이 예매를  취소했단다. 와!!!

 어른이만 사는 우리 집은 어린이날의 감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동네 아이들 덕분에 우리가 더 신이 났다.

여느 영화관처럼 그곳 카페에는 팝콘과 음료수를 팔았다. 아이들과 함께 팝콘을 한 바구니씩 옆구리에 끼고 들어가 맛있게 먹으며 영화를 보았다.


아이들과 다이소 쇼핑도 하고, 돌아와 아이들 집으로 가서 커피도 마셨다. 아이들 할머니는 요새 한창인 산나물을 뜯으러 다니신다고 한다. 삶아서 말려 놓은 고사리와 고비나물도 사 가지고 왔다.


말린 나물을 하기가 엄두가 안 난다고 하니 손수 삶아 시범을 보여 주셨다. 다행인 건 산나물 무치는 건 할 수 있다.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야 한다 시기에

요렇게 담가놓았다. 내일은 덕분에 산나물 비빔밥을 먹을 수 있겠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바람을 타고 쉼 없이 내린다.

어둑해지는 들녘엔 개구리들 의 합창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려낸 물색이 갈색인 것은 고사리,

우려낸 물색이  붉은 것이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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