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수미감자에서 엄마 냄새가 난다.
조여온 목구멍에 감자가 걸린다.
어이쿠 허리야!
감자를 캐던 엄마의 비명,
그러고 나서도 엄마는
고놈을 얼른 씻어 압력 밥솥에 삶았다.
쫀득한 수미감자를 호호 불며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맛있다!"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자식은 거미처럼 제 어미를 파먹으며 사는가 싶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가 그 어머니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나도 자식에게 기꺼이 내어주기로 했다.
수미감자를 먹이려 어머니가 내게 준 것처럼,
조여온 목구멍에 감자가 걸리면 생각나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