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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그림책하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by 반짝이는 루작가

결혼하기 전부터 아동영어에 관심이 있었다. 이웃 선생님을 통해 그림책 강의를 듣고 정보를 얻으며 지냈다. 선생님의 수업과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그림책을 읽는다'가 아닌 '그림책을 하는' 사람이고 싶어졌다. 그림책을 그냥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그림책 안에 머물고 반추하며 책의 메시지를 따라가고 싶었다. Picture book reader를 넘어선 Picture booker. 그곳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출산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말귀가 많이 트인 6살, 4살 형제들은 엄마가 바로 옆에 붙어 있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놀 무언가를 찾았다. 이제는 나도 조금씩 나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로와 육아의 교집합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결국 그것은 '그림책'임을 깨닫게 되었다.



Sarah Stewart의 <The Library>. 어릴 적 이렇게 책을 본 적이 없다. 고모가 만날 때마다 귀 따갑게 책을 강조하셨을 뿐이다. 동생들과 비교하며 ”이렇게 말해도 너는 책을 안 읽는 아이!“라며 섭섭한 잔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툭하면 고성이 오가는 엄마아빠의 다툼 속에서 집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없었고, 그 싸움을 무시하고 책에 파묻힐 수 있는 깜냥이 내게는 없었다.


그래도 이 그림은 나를 매우 설레게 했다.



친구가 데이트를 하든 말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책 읽는 게 너무 좋은 주인공 엘리자베스. 그녀가 툭 올려놓은 발 모양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이 자세를 꼭 따라 하고 싶었다. 시간에 쪼들리지 않고 책에 몰두한 때가 언제였던가. 그립기만 하다.


운동하고 청소할 때조차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엘리자베스. 한 권 한 권 쌓여가던 책은 결국 현관문까지 막아버린다.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 더 이상 책한 권도 구입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다음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 대신, 그녀는 전 재산을 기부해 도서관을 만든다.



책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고, 그 기쁨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 노년까지 책을 통해 무르익는 그녀의 삶이 참 따뜻해 보였다. 이렇게 나이 들고 싶었다. 책은 싫어했지만 일기 쓰기, 편지 쓰기 등 글 쓰는 건 좋아했던 나의 유년 시절. 그래도 내 안에 어디에선가 스며든 감수성이 있었기에 이제와 다시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부엌 상부장에 붙여놓은 2031년의 꿈지도. 신혼 초에 남편과 갤러리카페에 갔다가 “우리에게도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찍었던 사진이다. 꾸준히 그림책하는 엄마로 삶을 성찰하고, 선한 의도로 나의 길을 가치 있게 만들어간다면 나의 꿈도 언젠가 이루어지겠지.


희망을 품고 글을 계속 써나가야겠다. 그림책을 통해 나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삶을 만나고 싶으니까. 그림책하는 엄마 작가를 온 맘 다해 응원하니까!


# 브런치10주년작가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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