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고 아름답게
"아윽 죄송합니다, 너무 아파가지고"
추나요법 치료를 받으러 한의원에 갔다. 바로 옆에 누워있는 젊은 남성분이 원장님의 치료에 윽윽 소리를 냈다. 원장님은 이렇게 계속 힘을 주시면 효과가 별로 없다고 했지만 너무 아픈 환자는 차마 소리치지는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소리를 냈다. 그러고선 연신 죄송하다고. (죄송할 것도 없는데 ㅠㅠ) 그분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됐다. 어떠한 고통인지 나도 경험해서 알고 있었기에.
며칠 전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길에 차에서 자꾸 둘째가 "떼보데도~~!! 떼보데도 틀어줘~~" 하면서 징징거리는 거다. "여보세요??" 도 아니다, '누구세요' 노래냐고 물어도 아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티라노 노래인지 물어도 아니다, 도대체 뭐지 답을 몰라 답답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옆에 앉았던 첫째가 "이레야, 뜨리 포테이토???" 하니 "응!!!!!" 하는 아이. 바로 직전 "One potato, Two potato, Three potato, Four!" 하며 불렀던 노래가 신이 났는지 그걸 한번 더 듣고 싶어했던 건데 형아가 동생 마음을 알아준 것이었다.
아이들끼리도 이렇게 통하는 마음을 아름답게 나누는데,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계속 답답하다. 왜 한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은 그들끼리 통하는 무언가를 독불장군처럼 끌고가며 악용하고 있을까. '정신을 차리기나 할까' 하는 희망의 마음조차 들지 않다는 게 더욱 두렵다.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어서.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 이렇게 사랑으로 시위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 통하는 게 뭔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내가 아파하는 걸 다른 사람도 아파하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도 좋아하겠구나 생각하며 이해하고 나누는 마음. 이 따뜻한 온기로 우리는 12월을 보내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와 선한 국민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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