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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egil Jul 21. 2022

커피 향이 좋은 곳을 가야 하는 이유.

바리스타가 인정받으려면 소비자가 알아야 한다.

오랜만에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로 활동했던 사람이자, 카페 칼럼을 쓰는 사람입니다. 최근에는 커피 책을 출간하려다가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 새롭게 쓰는 중입니다. 책을 내기에 너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책에 있던 내용을 <브런치>에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총 2-3회로 나누어서 쓸 예정이며, 자세한 설명은 책을 통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 향이 좋은 곳을 가야 하는 이유를 말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스타00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좋은 카페의 기준을 알려면 '인스타00'을 멀리하시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커피에 대해서 공부하는 겁니다.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에 칼럼을 쓰며, 전달에 대한 무게감을 가지게 된 제 입장에서 그들의 게시물은 카페와 바리스타에게 '존중'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가벼웠기 때문입니다. 소개라고 뭐라고 하면 일상이라고 하고 일상이라고 하면 또 소개라고 말을 바꾸는 일이 다반사이니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그게 어떤 일이 될지 평생 말해도 모를 거라 예상합니다. 어떤 이들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말하지만 '카페'는 소비자들에 의해서 변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까지 오랜 시간 공간을 사용해온 사람들 때문에 불편한 의자와 책상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하물며 지금은 커피만 팔면 카페라고 부르는 혼종 된 매장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리스타가 아무리 전문적이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들 많은 소비자들은 그들처럼 '이쁜 사진'을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아닌 커피를 뽑을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을 채용하게 만들었고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음료보다 '장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인테리어'와 '마케팅'이라는 것에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대중화가 된 지 몇십 년이 흘렀고 카페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매장은 터무니없이 많아졌는데 왜 신맛을 표현하는지 궁금증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고 왜 커피가 비싼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들도 커피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설명하질 못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음료'보다 '공간'이라는 것에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험상 '인스타00'이 커피시장을 활성화시킨 좋은 영양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카페가 사진관이 되어 바리스타가 음료를 제조한다는 의미를 희석시키게 만들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필자 입장에서 카페는 공간에 의미를 두는 것도 맞지만 '음료'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가장 기본이자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생두를 하나를 재배하고 유통하는 그들의 결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곳이자, 커피에 국한되지 않고 '음료'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돈을 받고 일하는 일자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들로부터 보상심리를 채우러 온 것 아닌가요?


서로 다른 입장에서 질문을 던져봅니다.


소비자 분들은 그들이 홍보하는 카페에서 맛없는 커피를 마신 적도 많고 맛없는 논 커피를 마신 적도 많지 않습니까?


몇몇 바리스타 분들이 서운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늘 사장 입장에서만 좋은 어떤 인플루언서의 근거 없는 소개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응해야 하며,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면 타 매장과 비교 대상이 되거나, 상처가 될법한 리뷰나 말을 다 짊어져야 했습니다. (다 그렇다고 볼 수 없지만 저는 많이 겪었습니다.) 카페는 저에게 사람 관계와 똑같았습니다. 한 번 보고 알 수 없을뿐더러, 지금과 같은 결과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매장과 바리스타를 존중하는 깊이는 많은 대화가 빠질 수 없지만 보다 더 큰 것은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했는지에 따라서 명확한 차이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에게 소개해줬을 때 안 좋은 것을 대신 해명해줄 수 있어야 하며, 좋은 게 왜 좋은지에 대해서 알려 줄 수 있어야 비로소 '책임'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상하건대 그들의 책임감은 자기 인스타그램을 안 보면 되지 않나에서 끝날 겁니다.) '공간'이라는 것은 날씨와 사람의  기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수익에 비례해 얼마큼 원재료에 투자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이 음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공부했는지는 음료에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분들도 알아야 합니다. 1-5명 정도 쓰는 매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부분 인건비에서 40-50% 정도 들며, 원재료는 5-20% 정도 사용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5천 원 정도의 커피를 샀을 때 기본적으로 2500원 이상을 바리스타와 재료에 소비를 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자면, 소비자분이 낸 돈이 타당한 전문성과 재료의 결과로써 제공되었을까요? 어쩌면 인건비는 많이 들었고 원재료는 5%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료를 제조하고 개발하는 사람이 신입 일지 경력자 일지 모를뿐더러 둘의 월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5% 정도 되는 가격의 생두 상태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게 맛이 있든 없는 제 입에는 넣지 않겠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필자는 좋음의 기준점을 정했고 소비자들에게 좋다고 소개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유명세와 팔로워를 늘리는 것에 재미를 둔 그들에게 '존중'과 '책임'이 없을뿐더러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들을 멀리하고 공간보다 음료에 좀 더 집중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들이 누군지 소비자들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책에 언급했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주변 만류에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소비자 분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가 온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느끼는 건 생각보다 쉽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눌러지는 팔로워와 좋아요에 의미를 둘 뿐. 여러분들이 즐기는 것들에 대해선 정작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관심을 가졌다면 가오픈 카페를 소개하지 않을 겁니다. 가오픈은 말 그대로 준비 중이라는 뜻인데 완성되지 않은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좋다고 소개하면 참 기분이 좋을 겁니다.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화가 많다는 말을 듣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일을 잘했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바리스타의 전문성이 카페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취급을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바리스타'는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커피도 모르면서 카페를 소개하고 존중한다는 당신들보다 더 존중받아야 할 직업입니다. 손가락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당신과 다르게 그들은 적은 월급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당신에게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미각과 후각을 훈련하고 고된 노동력과 정신을 반복되는 일들에 쏟아붓습니다. 그들은 결코 일반적인 사람은 아닐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예민해지는 것이고 양날의 검이 점점 더 포화가 되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실제로 느낀 적도 많기에 책으로 내려고 했습니다. 하물며 지금도 수없이 많은 매장이 생기고 망합니다. '팔로워와 좋아요를 받기 위한 무책임한 일회성'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5번 방문한 이후에 사진 하나를 올리고 10번 이상을 방문해서 칼럼 하나를 쓰는 필자와 다르게 그들은 1번 방문으로 카페를 추천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들은 마케팅 비를 받겠지만 본인은 이 말을 하기 위해 몇 년간 원고비를 일절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커피에는 과학이 존재하고 장사에는 수익구조라는 게 존재합니다. 정말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경험이 아니라, 정확한 기준점을 가진 상태에서 전달하는 게 기본이자 이게 곧 '예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가벼운 소개는 가벼운 사람을 초대하게 될 뿐입니다. 덕분에 저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도 진상을 많이 상대했을 겁니다.


좋은 카페를 소개해주는 바리스타와 작가분들의 칼럼과 책도 찾아보면 정말 많습니다.  글을 읽는 분들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를 바라며, 분명 아는 만큼  이상으로 좋은  보일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카페를 소개한다는 몇몇 분들은 제발  뻔한 일기장 같은 글을 소개 게시물이니 하지 말고 커피를 공부한다던가, 인테리어를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사진에서만 봐도 거기는 어떤 색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생겼는데 갈색의 목조가 어떠니, 햇살이 가득 채우는  창이라느니 그건  가본 사람들도 알아맞힐 겁니다. 소개하는 사람은 적어도 공간이 어떤 형식에서 비롯된 건지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들 정모를 열어서 글을 통일시키는 건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위치와 영업시간만 적어놓고 소개라고 하는지..다단계 홍보 계정과 다를  어 보입니다. 커피를 사랑하고 소개를 하는 입장에서 보는 저에게는.


(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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