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행동'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공간디자인
무인양품(MUJI)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역시 '심플함'이라고 생각한다.
깔끔함? 심플함? 생활용품점?
저에게 MUJI는 깔끔하고 심플한 생활용품점입니다.
하이테크하진 않지만 집에 하나즈음 두고 싶은 세련되면서 깔끔한 디자인의 도구들이 많기 때문이죠.
푹신소파도 그렇고, 벽결이형 CD 플레이어도 그렇구요
하지만 최근 후쿠오카 여행 중 들른 MUJI에서 저는 또 다른 면을 발견했습니다.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연구하는 브랜드'라는 점이었습니다.
MUJI 매장 디스플레이 하나하나가 이러한 고민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일본 후쿠오카 캐널시티에 위치한 MUJI에서는 책도 함께 판매합니다.
MUJI BOOKS이죠.
요즘 우리나라도 '책'이 또 하나의 트렌드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책맥', '야간서점', '동네서점', '아트서점', '추리서점' 등 다양한 공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주요 컨셉으로한 호텔도 등장할 정도니까요.
MUJI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책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놀란 건 단순히 생활용품을 파는 회사가 책을 함께 판다는게 아니었습니다.
'책'을 어떻게 '디스플레이'하고 있는가였습니다.
주방용품이 있는 코너.
거품기, 국자, 실리콘주걱 등을 놓고 파는 가판대.
이 위에 놓여 있는 책은 '초콜릿 베이크'라는 제빵 책입니다.
이번에는 아로마 가습기가 있는 코너입니다.
이 곳에 놓여있는 책은 '허브도감'과 '향을 제조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제품을 사러 오는 사람은 과연 어떤 지적컨텐츠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마케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사이다'와 같은 디스플레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킨 등 화장수를 담는 빈 병을 배치한 코너에는
'스킨케어', '미용' 관련한 책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당연한 조합이라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담당자는 머리가 깨질정도로 많은 고민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샵과 서점을 둘러보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 MUJI는
정말 재밌는 곳이었습니다. (돈 아껴쓰느라 진뺐습니다 ㅋㅋ)
사실 일본 서점하면 츠타야가 먼저 떠올랐는데 이젠 아닐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서 도쿄에 가게 되면,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T-Sitemap과 MUJI BOOK을 한 번 비교 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