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nny LEE Aug 23. 2016

그렇게 스타트업 세계에 입문했다

핀테크라니, 내가?

내가 처음에 가고 싶었던 스타트업에서 떨어지고 나서 한동안 기가 죽어있었다.

전에 취준생일 때 대기업에 떨어져도 '노오력'을 안했다는 합리화할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코 없었기 때문이다. 난 최선을 다했고, 그곳과 맞지 않아서 떨어졌다.

"어쩔 수 없지, 안 맞는 건데 뭐" 할 수도 있었지만,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았다.


애써 마음을 추스리며 내가 가고 싶은 스타트업을 찾던 중, OEC 장영화 대표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핀테크 회사 한 군데를 소개해줄테니 자소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오셨다.

"그냥 시간 보내는 것보다, 3개월 커리어를 쌓는 다는 생각으로 지원해보는 게 어떨까요?"


백수 탈출, 너무나도 반가운 소리였다.

그러나 나는 섣불리 오케이 할 수가 없었다. 

장 대표님이 추천해주신 곳은 '핀테크'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이다.

Financial과 Technology의 합성어. 핀.테.크.

솔직히 말하면 난 금융쪽도 기술쪽도 잘 알지 못했다. 

이런 내가 이 회사에서 과연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자꾸 망설여졌다.


하지만 나는 결국 자소서를 넣어보기로 했다. 

도저히 SNS를 통해 들려오는 또래 친구들 소식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만 뒤쳐지는 그 기분. 정말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내린 결론이었다.


금융기술 쪽에는 전혀 경험이 없었지만 있는 그대로의 내 경험을 기반으로 자소서를 써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다. 

인터뷰를 해보자고 요청해온 것이다. 인터뷰 장소는 구글캠퍼스였다. 

"도대체 이 대표는 나의 어떤점을 보고 인터뷰를 보자는 거지?"하는 의문과

"구글캠퍼스라니! 구경해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대표님을 만났다. 


대표의 첫 인상은 꽤 좋은 편이었다. 

캐주얼한 의상과 울림있는 목소리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는 이 사람이 얼마나 내 자소서를 꼼꼼히 읽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면접 직전에 부랴부랴 읽은 느낌이 아니었다. 

얼마 안되는 이력이지만 대표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내가 일 하는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왔다.

바로 직전 이력인 언론사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점을 기반으로 열심히 대답했다.


대표님은 마지막으로 내게 '질문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나는 솔직하게 물었다.

"대표님, 저는 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기술에 대해서는 더욱 무지하구요. 제가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대표는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저희 회사는 핀테크를 바탕으로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금융은 연주님이 이곳에서 일하면서 차차 배워나가게 될거라 생각하구요. 기술에 대해서 몰라도 할 일은 정말 많습니다"


딱 이 한 마디로, 내 마음이 정리됐다. 이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혹시나 대표 마음이 바뀔 것이 걱정될 정도였다. 


면접을 이틀 뒤, 함께 일해보자는 오퍼를 받았다. 

날아갈 듯이 기뻤다. 

우연히 첫 출근이 내 생일과 겹치는 날이었다. 

26번째 최고의 생일 선물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난 깨달았다.

인터뷰 때 대표가 말한 "할 일은 정말 많습니다"라는 의미는

말 그대로 할 일이 태산과 같다는 의미였음을...


배울 것도, 할 것도 많은 이 곳.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내가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들에 대해 끄적여볼까 한다.


p.s. 글 쓰는 거...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흐엉 그래도 매번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뻐요. ^^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 발 들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