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공포에 대하여
우울증 환자에게 '죽음'이라는 건 막연한 공포는 아니다. 공황과 우울증을 모두 겪어 본 나로써, 공황장애를 겪고 있을 때엔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감에 갑자기 휩싸일 때는 있었지만, 여하튼 만성 우울증을 겪고 있는 나에게 죽음은 그냥 언젠가 맞이하게 될 도피처나 다름없다.
다만, 공포와 불안은 다른 데서 온다.
죽을 방법을 여럿 생각해 보았는데, 뭘 해도 '흉측할 것 같다'는 공포.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불안. 아이러니하고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원을 바꾸니 자꾸만 선생님이 약을 더 늘리자 한다. 나는 다시 브런치를 찾는 걸로 미뤄보겠다 답하고 나온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