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정신병자 처음 보세요?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다.
쟤 참 독특해, 특이해, 이상해, 할 때마다 더더욱 묻고 싶어진다.
모두들
나의 토닥토닥 우울 일기, 회복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소중한 나에게..
와 같은 투병 일지를 써낼 때, 나는 오히려 나를 방치하며, 그렇군요. 뭐 어쩌라고요. 하는 생각을 했다.
긍정적인 생각, 하루하루에 대한 희망, 그놈의 낙관주의에 염증이 났기 때문이다.
나의 병명은 아직도 파묘해야 할 게 산더미이며, 안 그래도 범상치 않고 아주 쓸데없이 긴 이름들이 내 몸에서 설쳐대고 있다.
정신병자라는 단어가 남용되는 바람에 이 단어를 쓸 수 있는 자격이 부여돼야 할 것 같으나, 나는 별도의 변명도 설명도 하고 싶지 않다.
지겹고 피곤하고 귀찮아 뒤지겠으니 말이다.
나는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는 내게 강해졌다고 할지 몰라도, 난 진짜 지쳤다. 이제 낼 힘도, 내고 싶은 힘도 없다.
그냥 살 뿐인데. 꼭 이겨내야 하나.
지금 이 상태도 감지덕지인데 내가 뭘 더 해야 하나, 싶어진다.
그러니까,
정신병자 처음 보세요?
왜 정신병을 정신병이라 부르질 못하나요? 제가 홍길동이에요? 볼드모트예요?
그냥 편하게 저를 정신병자라고 소개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신병자 처음 보세요?
어떤 글을 쓰게될지는 미래의 저만이 알겠죠
잘 부탁 드립니다
특히 거기 정상인인 척 하는 아무개 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