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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loe Jun 24. 2021

43,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이

변곡점이 많았던 커리어를 돌아보며.

43, 올해로 사회생활 18년 차.

디자이너로, 기획자로, 홍보 마케터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왔다.  국민이  아는 그런 회사는 아니었지만 나름 업계에서 “~! 거기요?!”하는 정도는 들을  있는 회사들을 다녔었다. 공연기획사, 웹에이전시, 콘텐츠 서비스 회사, 패션 커머스 회사, 마케팅 에이전시를 거쳐 보안 솔루션 회사까지. 다양한 직업만큼 성격도 전혀 다른 회사들을 거쳤다. 이력서 상으로 보면 모두 다른  같지만 나에겐 모두 동일한 일이었다. 가슴 뛰고 재미있는 !


일은 나를 반영한다. 내가 해왔던 일들은 창조적인 일들로  트렌드를 읽어야 했고 상대의 공감을 끌어낼  있어야 했다. 업무 포지션이 적혀 있는 이력서만 본다면 ‘ 사람 뭐지?’싶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기획자라고 소개한다. (크리에이터라고 하고 싶은데, 아트  디자인으로 의미가 한정될  있어 사용하지 못함이 아쉽다.)


나의 기획에는 디자인, 마케팅, 브랜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회사 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나 개인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브랜딩하고 마케팅한다. 가족에게, 동료에게, 누군가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인생을 기획한다.


변곡점이 많던 나의 커리어는 이전 직장에서 결혼과 두 번의 출산을 경험하며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듯했다. 그곳에서 타인의 간섭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나름 굳건한 위치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이 안정적인 곳에서 나의 내면은 늘 불안했다. 회사일이 너무 편해서 마음은 복잡했다. ‘이대로 괜찮은가?!’하고 늘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래서 일과 상관없이 여기저기 관심을 가졌지만 오롯이 내 것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목마름을 느끼던 43살 봄에 나는 스타트업 합류를 제안받았다.


아이템과 기획자만 있는 스타트업. 흔히 스타트업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없는 곳. 충분히 오랜 시간을 고민하며 미래를 생각할 때 ‘가슴이 떨리는가’로 결정했다.


43,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이.

나는 스타트업 신입으로 새롭게 나를 기획하고 써내려 가고자 한다. 아마도 나의 이야기는 꼰대가 되기 싫은 워킹맘의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체험일 수도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나는 가슴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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