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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Jun 25. 2024

인생을 바꾸는 이상적현실주의(서커스)

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어쩌다 이런 인생을 살게 된 걸까?"

충동적으로 방문한 제주도에서 인류의 오래된 레저인 서커스를 보았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별로라는 리뷰에 조금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조그마한 철제 구 안에서 달리는 오토바이 묘기는 정말이지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었습다.

처음에 한 대가 들어가서 돌았을 때는 당연히 바퀴에 자석이 달려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서커스라기 보다는 눈속임에 가까운 마술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 좁은 공간에 오토바이 한 대가 추가로 들어가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아니.. 돌다가 돌았나??

아.. 저거 부딪힐 것 같은데..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그 뒤로 한 대가 더 들어가고 한 대가 더 들어가서 총 4대의 오토바이가 조그마한 철제 구 안에서 마하의 속도로 빙글빙글 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도 마구 마구 돌기 시작했습니다.

미쳤다.. 이건 자석이고 뭐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대체 어떤 연습을 했기에,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이게 가능한 걸까?

이런 위험한 고난도의 공연을 혹평한 리뷰어에게 화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오토바이 쇼 전에 인트로 같은 소녀와 소년의 공연을 볼 때는 생각이 참 많아졌습니다.

가장 어린 소년은 나이가 기껏해야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보였습니다.

어쩌면 내 딸보다 어린..

오토바이를 탄 전사(?)들의 가죽잠바에 오성홍기가 그려져있는 걸 보니 모두 중국인인 걸로 추정이 되는데

이 소년 소녀들은 대체 어쩌다 이 험난한 서커스에 길로 들어섰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궁금해졌다기 보다는 마음이 너무 짠했습니다.

오토바이는 멋졌지만 소년 소녀의 공연은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저렸습니다.

그들이 서커스를 시작한 계기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시작했으니 계속 했고
일단 했으니 멈출 수 없던 건 아닐까요?

일단 시작하면 그냥 하게 되고 나머지는 어떻게든 흘러가게 되어있으니 말입니다.

어찌 보면 나의 금융업도 그리했습니다.

숫자와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만 엉겁결에 시작하게 된 금융이 이제는 나의 호흡이 되고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일단 시작하면 그냥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그저 무엇을 시작할지만 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이 서커스든,
금융이든, 무엇이든..

우리는 일단 시작한 것을
그냥 하게 되어있다면

할 수 있거든 가장 멋진 걸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요?

가끔씩 인생이 백지수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으면 이루어지는 그런 백지 수표 말입니다.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

나는 그저 나의 서커스를 정하면 그뿐입니다.

오토바이 전사들의 시작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사소한 우연이 쌓이고 쌓이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다.


이상적현실주의 인생을 바꾸는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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