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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Jun 20. 2024

(에세이) 즐겁게 사는 법

에피쿠로스, 공, 법정 그리고 버리는 연습

 BC4세기 경, 그리스의 한 남자가 정원에서 자신들의 제자에게 무엇인가 가르쳤다. 그것은 “쾌락” 그리고 그 쾌락으로 가는 “아타락시아”다. 그 남자는 과거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 활동한 에피쿠로스학파의 ‘에피쿠로스’이다. 현재까지 그가 가르친 사료들은 많이 남지 않았지만, 그의 제자들이 그의 “쾌락”을 계승해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쾌락은 물질적 혹은 성생활 따위의 만족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오직 내면의 만족, 즉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동요나 혼란이 없는 평정심의 상태를 “쾌락”으로 봤다. 어쩌면 동양의 ‘불교’에서 ‘공(空)’이라는 개념이 추구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둘 다, 마음을 비우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음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서 활동한 제자백가 중 ‘도가’도 물질은 잠시 접어두고, 자연에서 모든 것은 찾아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을 했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내면의 깊은 심연을 다스리는 연구는 계속되어왔다. 그렇다면, 지금 인류는 이와 같은 노력을 하고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21세기를 사는 현재 인류는 산업혁명, 교통혁명, 정보의 혁명으로 인해 인류가 발을 뗀 시점으로부터 가장 풍요 속에서 살고 있다. 누구보다 물질적 풍요를 이뤘음에도 남과 비교하여 더 가지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다. 채찍은 나를 향하다가, 결국 더 가진 자로 향한다. 시기, 질투, 음해는 현재 인류가 가진 가장 나쁜 병일 것이다. 일예로, 작은 나라 부탄은 2010년 대 까지만 해도 국민의 행복도가 상위권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2020년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접근성이 낮아지며, 부탄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스마트폰, SNS가 보급되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을 직접 보게 된 부탄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가지지 못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결국, 부탄이 이제 것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의 삶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탄의 젊은이 잘 못 됐다는 것이 아니다. 정보화 혁명은 나와 다른 이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하고, 빠른 정보 전달로 인해 생명을 살릴 수도 있게 한다. 그것들의 역기능만큼  순기능은 앞으로 많은 이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앞서 부탄 젊은이들이 그랬듯이 남들과 비교하는 삶 속에서 평생 동안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 후회와 체념 속에서 살아야하는 것일까?   

  

 “나”라는 존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법정스님은 책 ‘무소유’를 통해 ‘가짐’의 역설을 잘 말씀해주셨다. 나는 내가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고, 남은 것은 더 가지지 못한 마음뿐이라는 점을 상기하셨다. 에피쿠로스도 자연에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욕구(수면욕, 식욕, 성욕)만을 누리며 살 것을 제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살기위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버린다면 “나”는 정신적인 면에서 누구와도 비교하는 습관을 버릴 것이고, 물질적인 면에서 더 가지기위해 애쓰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를 찾기 위해, “내 것”을 버린다는 것은 쉽지 않는 방법이고, 하루아침에 마음을 고쳐먹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 백사장에서 느리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듯이 천천히 ‘내 것을 동생에게 대가없이 주거나’,‘매일 같이 들어갔던 SNS에 들어가지 않는다’거나 등의 자신만의 방법을 실천하면, 결국 바다에 다다른 거북이가 바다 속에서 빠른 속도로 물길을 헤치며 나아가듯이 “내 것”을 버리고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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