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해솔 Sep 11. 2024

경험의 비교

몇 년 전, 폭염이 한창이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도중 한국인 관광객을 마주쳤다.

같은 한국인이라며 반가워하던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무얼 깨달았는지 물었다.


"글쎄요, 워낙 배우는 게 매일 바뀌어서. 어제는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배웠네요. 이 길에서 알게 된 순례자와 과일 주스를 얼기 직전까지 냉동실에서 얼려 먹는 게 행복이다 싶었어요."


그러자 그 관광객은 알 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제가 히말라야에서 배운 것과 비슷하네요."


그 말을 한 사람은 이 길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었다는 듯 홀가분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가 히말라야를 잘못 다녀왔다고 생각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죄송한 마음을 파는 빵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