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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깻잎나라 Jul 16. 2024

깻잎청 실험일지 1주차

깻잎청을 만들 수 있을까?

깻잎청은 어떤 맛일까?


어느 절간에서 깻잎과 사과를 함께 효소를 만들어 음식에 사용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깻잎청? 정말 생소한 느낌이었다. ’어떤 맛일까?‘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역시 깻잎을 씻고 물기를 말리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주변을 돌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세탁기! 깻잎을 세탁망에 넣고 세탁기에 돌려버렸다. 탈수도 되어서 너무 편했다. 사과를 주문하려고 검색을 해보니까 맙소사 ~~ 너무 비쌌다. 에잇! 그냥 깻잎만 넣고 설탕만 넣고 밀봉을 했다. 3일뒤..  곰팡이가... 피었다. 아무래도 물이 들어간 것 같았다. 이건 실패!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럼 다른 방법은 뭐가 있을까? 깻잎을 설탕물에 넣고 딸기잼처럼 졸이면 어떨까? 물이 끓고 깻잎들이 낙엽같은 색으로 변해갔다. 결과적으로 이상한 맛이었다. 기대했던 깻잎맛과 향이 날라가버렸다. 이번에도 실패!.    

깻잎청 제조를 위해 중탕

오랜시간 열이 가해져서 색이 변해지는 거라면 끓는 설탕물에 깻잎을 잠시 넣었다가 빼면 어떨까? 조심조심 실험을 해봤다. 확실히 색도 좋고 깻잎의 맛과 향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역시 물이 섞여서 너무 가벼운 맛이었다. 어떻게 하면 깻잎의 맛과 향을 잡으면서도 물없이 진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렇게 몇 일을 고민하는데 미국에서 트랜드가 되고 있는 ’힌트워터‘에 대해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천연 과일의 향을 물인데 찾아보니 제조 방법의 핵심은 저온 가열이었다. 바로 주문해서 마셔보았다. 맛은 그냥 물 맛인데 정말 향이 살아있었다. '그래! 이 방법으로 가열을 해보면 될꺼야!' 직접 가열을 하면 탈 수도 있어서 중탕기에 깻잎과 설탕을 넣고 가열해보았다. 깻잎에서 나온 물로 액이 생겼지만 깻잎의 색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맛도 익숙한 그 깻잎 맛이었다. 


그렇게 깻잎청 제조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그때는 그게 시작인 것을 알지 못했다.

깻잎청 제조결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한다.
깻잎청을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요리할 때? 요리의 강자 매실청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 잠시 찾아보니까 수제 매실청 1L에 만원도 하지 않았다. 대기업 제품은 5천원? 절대 이길 수 없다. 사실 처음 사업을 시작 할 때는 가격보다는 프리미엄 제품개발만을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고민했었다. '사람들은 알아주고 좋아해 줄거야'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서 생각이 변했다. 사람들이 사고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게 지금 생각이다. 그래서 가격도 고민하게 되었다. 여하튼 깻잎청은 매실청을 대신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청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보았다. 청으로 할 수 있는건 요리용 그리고... 음료용! 청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이 커피 전문점이라는 데이터를 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만약 커피전문점에서 깻잎청이 사용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빠르게 확산을 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트랜드는? 허니자몽블랙티? 나도 허니풋귤깻잎티를 만들어 볼까? 장난처럼 생각하면서 키워드 트랜드 검색을 하다가 눈에 띈 단어 하나.. ’깻잎 모히또‘


깻잎 모히또....

그렇게되면 소비자는 커피전문점 사장님이다.  깻잎청을 이용해서 커피전문점에서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는 깻잎 모히또를 만들어 볼까? 


깻잎을 음료로?


깻잎청으로 모히또 만들어보기

모히또가 뭘까? 내식대로 이해하고 정리해보면 ’럼을 베이스로 시트레스계열의 과일과 허브를 첨가하여서 청량감을 주는 칵테일‘


무알콜 모히또 음료도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되어있었다. 왜 난 몰랐지? 바로 편의점에 가서 찾아보았다. 내눈에 들어온 모히또 아이스바~ ’아이스크림으로도 나왔네!‘ 모히또 관련 제품들을 눈에 보이는데로 사서 분석을 해봤다. 대부분의 제품이 라임을 베이스로 사용하고 있었다. 깻잎청에 라임액을 더하면 어떨까?


여러 가지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봤다. 일단은 라임액을 구매하여 깻잎청과 섞어보았다. 문제는 깻잎청의 배합 비율을 낮추면 깻잎의 맛과 향이 죽고 비율을 높이면 청량감이 떨어졌다. 이 배합 비율을 찾아내는게 관건이었다. 청량감을 어떻게 높이지? 이리저리 실험하다가 우연히 발견한게 소금이었다. 혀끝으로 느껴지는 나트륨의 자극이 청량감으로 인식되었다. 


그래도 뭔가 부족했다. 민트 계열을 써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민트를 써야할지 찾아보았다. 주로 사용되는게 페퍼민트와 스피아민트여서 실험을 해보았다 페퍼민트는 강해서 청량감을 높이는 반면 깻잎의 맛을 다 죽였다. 스피어민트는 좀 더 부드럽게 청량감을 높이고 깻잎의 맛과 향을 은은하게 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깻잎청 + 라임 + 스피아민트...

배합을 할 기본적인 재료가 가춰졌다.


그런데 맛을 볼때 마다 느껴지는 것이 정말 맛있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냥 깻잎 맛이 느껴지는구나... 하는 느낌? 그리고 느끼한 맛도 나고 총체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아마도 깻잎안의 오일이 청을 제조할 때 함께 나와서 섞이는 것 같았다.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가장 급한 불은 깻잎이 음료화가 되었을때 조금 더 가볍게 넘길 수 있도록 뒷끝맛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중에 하나로 오일제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깻잎차를 만들때는 오일을 날리기위해서 '살청'이라는 작업을 하였다. 살청은 깻잎을 높은 온도에 짧은시간 노출시켜서 안에 오일을 날려버리고 맛과 향을 진하게 하는 작업인데 만약 깻잎청을 만들때 살청을 해버리면 깻잎안의 수분이 절반이상 사라져서 결과물이 반이하로 줄어들고 가격경쟁력이 사라질 것 같았다.


매번 실험은 깻잎 2kg 단위로 진행을 하였는데 결과물인 깻잎청은 3kg정도를 얻을 수 있었다. 깻잎안의 수분함유량은 개인적인 실험으로 평균 82% 정도 되는 것으로 측정이 되었다. 깻잎이 머금고 있는 수분을 오일을 제거하면서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오일? 오일은 어떻게 함께 나오게 되는 걸까? 오일을 만드는 과정은 무엇일까?


허브에서 오일이 나오는 온도는 55ºc 라는 정보를 찾았다. 55ºc이하로 가열해서 청을 얻어 내면 괜찮은건가? 그럼 삼투압시 오일도 함께 빠져나오지 않는건가? 몇몇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해봤지만 잘 모르신다. 에고~ 첩첩산중이네. 일단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제조 조건을 다르게 해서 두개의 깻잎청을 만들어 보았다. 한개는 100ºC 에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60ºC 에서 중탕을 했다. 그리고 측정방법으로는 몇일전 TV프로그램으로 보았던 기름만 빨아들이는 시트지를 사용했다. 찌개를 끓일때 사용하는거라고 하던데 굉장히 유용해 보였다.


결과는 60ºC에서 중탕을 한 깻잎청에서는 오일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탄산수를 섞어서 마셔보았을때 뒷 맛도 굉장히 깔끔해졌다. 이거구나! 뭔가 찾아낸 느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살균과정에서 나타났다. 60ºC에서 가열시 혹시라도 모를 미생물들이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포장후 고온에서 살균을 진행하였는데 색이 변해버렸다. 녹색이 이쁜 것 같은데 가열 시간에 따라서 점점 주황색으로 변해갔다.

가열 시간에 따라서 녹색이 사라지는 깻잎청

저온 살균을 해야 하는걸까? 혹시 가열없이도 살균을 할 수 있을까? 이번주는 여기까지~ 다음주는 살균 문제를 해결해 봐야겠다


사부작사부작 여러가지 깻잎 관련 실험을 해보면서 주관적인 생각들을 담고 있는 제주세요의 주간 실험일지 입니다. 논문 인용자료로는 부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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