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궁금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씬파일러'를 언급하는 분들이 가끔 계시던데, 은행원들은 과연 이 단어를 알까.
그래서 가까운 동기들 대여섯명에게 카톡을 뿌려봤습니다. 결과는 한명도 몰랐습니다.
이중에는 HR부서에 있는 친구도 있고, 최근에 직접 면접을 들어간 친구도 있었습니다.
2020년 하반기 국민은행 지원자 중에 국민은행이 주최한 AI Challenge에서 최우수상으로 입상했던 지원자가 있었습니다.고생해서 얻은 성과인만큼 본인도 뿌듯해하고, 자기소개서에도 그 소재를 많이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임원면접 당시 처음 받았던 질문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Ai Challenge가 우리 회사에서 진행한거예요?"
하루에도 수십개의 공문이 쏟아지고, 새로운 상품은 끊임없이 출시됩니다. 소리소문없이 출시됐다가 사라지는 상품도 부지기수입니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인지하지 못하는 행사들도 많습니다. 은행 전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그냥 스쳐지나가게 됩니다.
가끔은 공부가 독이 됩니다. 디지털 트렌드가 유행이라고 하니 관련 기사나 자료를 끊임없이 읽습니다. 몇가지 인상적인 개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슷한 자료를 읽으니 본인에게 친숙한 내용이 됩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아무 설명없이 그 단어를 활용합니다.
잘 모르는 내용을 이야기하면 의미 전달도 안될 뿐더러, 큰 감흥이 안생깁니다. 면접에서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먹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지원자의 진의 파악을 위해 수고로움을 기꺼이 견뎌줄 면접관은 많지 않습니다. 트렌드의 큰 흐름을 파악하셔야 합니다. 곁가지를 언급하면 듣는 입장에서 생경합니다. 신상품이 출시됐다면, 그 상품 자체의 디테일보다 경향성이 중요합니다. 보편적으로 알기 어려운 개념이라면 반드시 설명을 덧붙혀야 합니다. 면접에서는 관점의 본위(本位)가 '지원자'가 아니라 '면접관'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