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근간, 기준정보
분식집 사장이 본 기준정
기준정보 (Master Data)는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정보 시스템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입니다. 기준정보는 기업 경영 활동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다른 데이터와 달리 표준화된 관리 체계를 가지고 통합하여 관리하며, 기준정보를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프로세스 운영의 정확도, 효율성, 속도 등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하는 작업이 기준정보 정비 및 표준화이고, 가장 어려운 작업 또한 기준정보 정비 및 표준화 작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데이터 중에서도 기준정보를 정비한다고 하면, 기업의 경영 체계의 근간에 대한 변경을 수반하므로 상당히 큰 작업이 소요됨을 알고 있죠. 일반 데이터는 집에 있는 책들의 배치를 바꾸는 정도의 업무라고 한다면, 기준정보는 책들이 위치하는 책장의 종류, 위치, 크기부터 바꾸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본 글에서는 기준정보 중 핵심적인 몇 가지만 소개하려고 합니다.
레시피 = 라우팅 + BOM분식집 사장인 A 씨는 분식집을 오픈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메뉴들의 레시피, 즉 메뉴를 만드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매일 취미처럼 하는 요리였지만,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절차 대로 요리를 만들어야만 시행착오도 줄이고, 기복 없는 요리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떤 순서로 요리를 해야 하고, 어떤 요리 도구를 사용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정리해둬야만 합니다. 장사는 취미로 했던 요리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니까요.
레시피를 정리할 때, 메뉴마다 소요되는 재료 종류, 재료의 양을 기입합니다. 떡볶이 10인분을 만들 때 떡, 고춧가루, 고추장, 물엿, 설탕, 파, 어묵 등을 얼마나 사용할 지도 사전에 정리해 둡니다.
예를 들어서, 떡볶이 1인분은 만들려면 떡 몇 개, 고춧가루 00g, 고추장 00g 등을 사전에 정리해야겠죠. 고객이 음식을 사 먹을 때마다 요리의 양이 달라진다거나 어떨 땐 짜고 어떨 땐 매우면 장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겠죠.
요리의 핵심, 재료메뉴에 투입되는 재료는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떡은 어느 가게에서 만든 밀떡, 쌀떡을 구매해서 써야 하는지, 고춧가루는 어느 방앗간의 무슨 상표의 고춧가루를 써야 하는지 등을 정리해 둡니다. 각 재료마다 구입처, 재료 특성, 가격, 명칭 등을 정리해 두고, 이를 기준으로 구입 일시, 사용 일시를 정리합니다. 식당은 자재 관리가 핵심입니다. 신선한 자재를 구입을 해야 하지만, 떨어지지 않게 시일이 지나서 사용되지 않게,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재료 별로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종류, 선택 메뉴를 결정합니다. 떡볶이 1인분에 어묵을 추가하는지, 라면을 추가하는지, 당면을 추가하는지, 또는 밀떡을 사용할 건지, 쌀떡을 사용할 건지, 국물 떡볶이를 먹을 건지, 매운맛을 원한다면 재료를 어떤 식으로 배합해야 하는지, 순한 맛을 원할 때는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 지도 알아야겠죠. 고객이 선택하는 메뉴 선택지마다 가격 정책도 정해놔야 합니다. 라면을 추가할 때 000원을 받아야 하는지, 당면은 얼마를 받아야 지는 등 사전에 정해둬야 손해 보면서 장사하진 않겠죠.
분식집을 예시로 들었지만, 제조업의 핵심 기준정보 5가지를 언급한 것과 동일합니다.
첫 번째, 메뉴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죠. 메뉴를 만드는 방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손님이 누군가에 따라서, 손님의 수와 관계없이 쉽게 바뀌면 안 되겠죠. 그리고, 사장인 제가 만들던 아르바이트가 만들던지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기준이 되는 첫 번째 데이터는 떡볶이를 만드는 방법, 제품을 만드는 방법인 라우팅 (Routing)입니다. 라우팅에는 해당 제품을 만드는 방법, 투입되는 사람의 수, 사용하는 툴, 사용하는 재료, 방법을 포함합니다.
두 번째, 만드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재료 종류와 재료의 양이 정해져야 하죠. 만드는 제품에 투입되는 자재의 정보를 담은 Bill of Material, BOM, 자재 명세서입니다. 일반적인 레시피에는 만드는 방법과 투입 재료, 재료 양이 모두 포함되어 있죠. 라우팅과 BOM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세 번째, Bill of Material, BOM, 자재 명세서의 자재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자재 마스터입니다. 자재 마스터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면 만드는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 종류가 바뀌어서 맛을 잃거나 재자가 떨어져서 판매를 못하거나, 남아돌아서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버려지는 재료가 있을 수 있겠죠. 또는 자재가 아무리 좋아도 비싼 자재를 사용해야 하거나, 수급 문제로 판매하는 메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판매하는 메뉴의 정보, 고객이 고를 수 있는 메뉴 선택지는 제품 입장에서는 모델명, 모델의 특성, 가격 등을 포함하는 모델의 정보, 모델의 사양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양 별로 어느 정도의 원가가 소요되고 소비자에게는 어느 정도의 가격을 부과할 지도 사전에 정해둬야 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준정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다룬 자재 마스터, BOM, 라우팅, 사양, 모델 정보가 제조업에서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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