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잔소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회 Feb 29. 2024

감당할 수 없는 배려는 사치

자기 것부터 챙기는 습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일정”입니다. 

제한된 예산과 리소스를 사용하여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프로젝트 기간은 절대로 지켜야 하는 제한”선”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프로젝트 관리자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일정 관리를 잘하는 것인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면 일정만 잘 지키면 끝인가?


일정을 지켜야 한다고 프로젝트 결과물의 품질을 양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품질은 기본입니다. 일정은 절대적이고, 품질은 기본입니다.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비용을 쓰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결론적으로 컨설턴트가 마음속에 새기고 철저히 지켜야 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일정을 반드시 지키면서 최대의 품질을 만족하는 “Qualified Delivery”입니다.


그래서, 매 프로젝트마다 일정, 마감을 머릿속에 새기고, 지독할 정도로 초반 레이스를 달리는 방식을 취합니다. 


잘 모르는 산업 군, 낯선 기업, 새로운 주제를 빠르게 파악하여 초반 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이 일정을 지키는 안전한 방법이란 것이 체득한 노하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반에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여 시간 낭비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반부터 긴장감을 가지고 일하면 조금 더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마진이 마련됩니다.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프로젝트를 장악하라.”, “WBS를 생명처럼 아껴라”가 다 일정에 관련된 조언입니다.


그런데, 제가 일정을 장악하지도,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협업 관계, 리소스 문제로 지연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나 혼자 야근하고, 특근해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건 언제든지 하겠는데, 리소스가 부족해서 대기를 해야 하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인한 지연은 참 힘듭니다.


우는소리도 할 땐 해야 하고, 싫은 소리도 필요할 땐 해야 하고, 힘들 땐 힘들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여유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 배려한다고, 안타까워 보인다고 다른 영역 급한 불부터 끈다고 참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종국에는 어쩔 수 없이 더욱 많이 우는소리 해야 하고, 누구에게 더욱더 싫은 소리 해야 하고, 더욱 힘들어집니다. 나 자신이 싫어질 정도로 구차해져야 하고, 비굴해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남들을 챙기려고 해도, 먼저 내 것을 챙기고 여유를 찾은 후에 남들을 챙겨야 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고 장악할 수 없는 배려는 결국 사치이고 욕심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주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