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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Oct 20. 2022

2-2. 배우자가 결혼 전에 진 빚을 대신 갚아야 할까

신데렐라로 배우는 법률 인문학

결혼 후 신데렐라에게 맞대한 빚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왕자. 

왕자는 신데렐라가 결혼 전에 진 빚을 갚아야 할까요? 


<이야기 읽고 오기>

2. 결혼 후 알게 된 신데렐라의 빚 문제 (brunch.co.kr)




신데렐라는 결혼 전 무도회에 가기 위해 신나게 카드를 긁은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요정 주식회사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왕자에게 카드 대금을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법적으로 보면, 우리 민법은 혼인한 부부의 재산관계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부부별산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각자의 소유로 하고 공유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산’에는 부동산, 현금 등의 적극재산 뿐 아니라 빚 즉, 소극재산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신데렐라가 결혼 전에 자기의 명의로 빌린 빚에 대해서 왕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며, 신데렐라가 자기의 힘으로 갚아야 합니다.


다만 요정 주식회사가 ‘신데렐라 너에겐 돈이 없으니 왕자 이름으로 돈을 빌리렴’이라고 말을 해서 만약 왕자 이름으로 돈을 빌렸다면 왕자는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왕자는 실질적으로 신데렐라가 빚을 졌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길은 있습니다)



그런데, 부부는 일상의 가사, 즉 공동생활에 필요한 생활비와 같이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돈에 대해서는 부부 상호간에 대리권이 있는데 이를 ‘일상가사대리권’이라고 합니다. 


일상적인 가사란 가족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쌀과 반찬 등 식료품 구입, 생활용품 등 구입, 의복 및 침구류 구입, 살고 있는 집의 월세 지급 등과 같은 의식주에 관한 일, 자녀 양육비의 지출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이 범위 내에서는 비록 부부 중 한 쪽이 채무를 졌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 쪽도 연대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즉, 아내가 쌀을 사고 쌀값을 내지 않았다면 남편도 그 쌀값을 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부부가 쌀을 산다던지 월세를 내기 위해서 등 생활을 위해 빚을 진 것이 아니라면(일상가사), 각자의 명의로 진 빚에 대해서는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신데렐라가 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해 봅시다. 

열심히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받지만, 그 월급은 모두 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나가겠죠? 

신데렐라와 왕자가 열심히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신데렐라의 월급은 모두 요정 주식회사에 갈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왕자의 월급으로 둘이 살아가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스포츠토토를 하다가, 또는 주식투자를 하다가 배우자 몰래 거액의 빚을 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요. 그 빚을 같이 갚을 필요는 없겠지만, 같이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부가 같이 가난해질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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