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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estas Jul 18. 2023

지중해 여행 일주일전

어린아이와 둘이하는 배낭여행, 조금은 다른 준비에 대한 메모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비행기 티켓팅을 열달전에 해놓았으니 안식휴가가 확정되지도 않았을때다. 안되면 무료취소 기한인 석달전 취소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단 질렀다. 안식휴가가 확정되었고, 드디어 여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은 무조건 현지에서 그때그때를 기록하겠다 결심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꼭 하려고 한다. 나중에 보강은 할수 있어도, 아예 새로 쓰는 것은 결국 미루고 미루다 안하게 되더라. 이번엔 반드시 하고 말겠어! 그리고 준비 기록도 간단히 담겨두려고 한다.


1. 루트

중간에 여러차례의 변경이 있었지만, 큰 골격은 이렇게 잡았다. 출국-이스탄불-카파도키아-리키안웨이(안탈리아, 올림푸스, 카쉬 등)-파묵칼레-셀추크-마르마리스-로도스-산토리니-아테네-룩소르-아스완-아부심벨-카이로-로마-피렌체-친퀘테레-베네치아-이탈리아남부-로마-귀국. 장장 4개국 42일간의 여행이다.

국가간 이동은 페리와 비행기, 국가내 이동은 버스, 기차, 비행기이다. 출국과 귀국을 포함 국가간 이동 비행편은 전부 쌓여있던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해 사전 예매했다. 현지에서 발 가는대로 움직이는 여행의 즐거움을 모르지 않지만, 유럽 극성수기를 감안해야 하고 7살 아이와 둘이 하는 여행이라는 특수성을 무시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작은 변수는 여행의 맛이지만 큰 변수는 트러블이 될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가격이 너무 올라간다. 삶의 전반이 그렇듯, 여행에서도 가난은 자유를 제한하는 법이다.


2. 건강

어린아이와 둘이 하는 배낭여행에서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건강관리다. 출국 두달쯤 앞두고 하하가 독감에 걸렸다. 식구들 다 코로나에 걸렸을때도 전염되지 않은 아이였다. 어릴적부터 깨끗한 환경에 집착하지 않았고 다른 무엇보다 면역력을 신경쓰면서 키웠다. 독감이 학교에 유행이었고, 2년을 속옷처럼 착용하던 마스크를 벗었기 때문이려니 했다. 그런데 독감 완치후 일주일만에 다시 감기가 왔다. 살짝 불안감.

감기가 다 낫고 나서 일주일이나 됐을까 다시 목이 아프다고 했다. 이번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무언가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유아기부터 편도가 좀 약한 편이기는 했다. 내가 생각한 원인은 교정기였다. 하하는 일년반째 탈착식 교정기를 착용중인데, 최근에 속도를 낸다고 학교에서도 착용하도록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나 간식을 먹을때, 빼서 아무데나 놓거나 안씻은 손으로 들고 있다가 다시 입안에 넣는 반복적 행동이 원인일수 있을거 같았다. 교정기를 다시 이전처럼 집에서만 끼우도록 했고, 도라지배즙과 유산균을 먹이기 시작했다. 세번째 감기기운은 더 퍼지지 않고 수그러들었고, 지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감기 걸렸을때 처방받은 약을 일주일치 더 처방받아 여행용으로 챙겨두었다. 그밖에 지사제, 알약 해열제, 화상연고와 피부트러블 연고를 챙겼다. 8월 이집트는 40도가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태양에 대비하기 위해 아이용으로 변색 안경을 준비했다. 시력교정 안경과 선글라스를 바꿔가며 쓰기 번거로울거 같아 생각해낸 방법이다.


3. 짐

어린아이와 둘이 하는 배낭여행에서 건강 다음 신경써야 할 건 짐이다.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아이의 짐까지 내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간 이동에 저가항공을 이용하는데 추가비용 문제도 있고, 분실 트러블이 간혹 생긴다고 하여 기내반입 용량 이상은 꾸리지 않으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내가 들 38리터 배낭, 아이가 들 18리터 배낭, 그리고 현지에서 잠깐씩 움직일때 쓸 소형 크로스백만 챙겼다. 숙소에 짐을 풀고나서 평상시에는 18리터 배낭을 이용할 예정이다.

드라이핏으로 상하의 각각 3벌을 넘기지 않고, 운동화를 신고가고 슬리퍼는 가지고 간다. 놀잇감은 챙기지 않았다. 아이의 취미활동용으로 챙긴것은 중고서점에서 권당 700원에 구매한 추리소설 몇 권과 스마트패드다. 책은 다 읽으면 그때그때 버릴 예정이다. 내 건 손바닥만한 문고책 두 권을 챙겼고, 12인치 맥북이 기본이다. 나는 노트북에 기록을 할거고, 아이에게는 펜과 작은 노트를 한 권 주기로 했다. 아이의 기록도 그 자체로 소중히 남길 예정이다.


4. 예산

지출을 줄이고 줄여보려고 해도 시기와 여행지 자체가 예산절감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보니 쉽지 않다. 경험상 능력밖의 지출을 하게되면 그 자체가 여행의 스트레스가 될 뿐더러 다음 여행을 기약하기가 힘들다.

에어비엔비와 호스텔로 숙소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도미토리도 이용할 계획이다. 유럽은 호캉스 컨셉으로 가는 여행지가 아니니까.

매끼 사먹는건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물리기도 할것 같아서 누릉지, 라면스프, 조미료 약간을 챙겼다. 주방 이용이 가능한 숙소에서는 가끔 만들어먹어볼 생각이다. 교통편 230만원, 숙박 300만원이 예상되는 기본지출이고, 먹을거리과 즐길거리에서 얼마나 줄일수 있을지 솔직히 아직 가늠이 안된다. 하하는 물론이고 나에게도 이번 4개국은 난생 처음 가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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