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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 Aug 08. 2022

Intro. 여행가이드를 꿈꾸며.

Dreaming to be a travel guide

여행이란?


2021년 11월, 오미크론이 발생하기 며칠 전 나는 친구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다. 나와 성향이 정반대인 친구 덕에, 도전정신이 제로에 가까운 나로써는 틀에 박힌 여행 경험에서 벗어나 너무나 멋지고도 깊은 프랑스를 경험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파리의 크고작은 미술관을 샅샅이 돌아다니느라 가장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이나 몽마르뜨 언덕은 근처도 가보지도 못했지만 그 많은 미술관을 찾는 수많은 프랑스인들을 보며 프랑스 문화의 근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예술의 가치를 어느정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하루를 통째로 들여 이동한 '샤모니'라는 소도시에서는 가이드 Teresa를 통해 산악열차를 타고 눈으로 뒤덮힌 알프스 골짜기 마을을 하이킹하는 경험을 하며 난생 처음 대자연이 마음 깊이 주는 치유와 감동 그리고 진짜 여행의 묘미를 알게되었다. 


모로조프 콜렉션을 관람하는 프랑스인들 / 알프스 산자락의 작은 마을


여행 가이드를 (다시) 꿈꾸다


단순히 프랑스 여행의 좋은 기억때문에 가이드를 꿈꾸게된 것은 아니다. 나는 '여행'보다는 관광산업에 관심이 많아 대학도 관광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관광업계에서 일을 하면서도 노후에는 여행 가이드가 되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시험까지 응시했었지만 노력 부족으로 2차 면접은 가지도 않고 포기해버린 아쉬운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퇴사 후 프랑스 여행을 다녀오고도 한동안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어야한다는 강박과 당장 돈을 벌고싶다는 욕심에 나의 진로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취미가 직업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 나도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직업으로 갖기로 결심했다. 물론 코로나 시대가 지나고 관광이 다시 활성화되어야 가능한 미래의 일이고 엄청난 레드오션에 모객부터 서비스까지 내가 해야하는 조금 막막한 일이기는 하지만말이다. 소수의 사람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을 좋아하고 영어를 쓰는 직업을 갖고싶다는 이상한 소망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꽤 적합한 직업이라는 생각이다.


여행가이드를 꿈꿨지만 외국인 대상 여행 가이드가 되기 위한 관문인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시험을 포기했던 이유는 난도가 꽤 높은 2차 면접이었다. '2차 면접 준비'는 브런치를 통해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의 5할을 차지하기도 한다. 면접에서는 자기소개 등 기본적인 질문과 더불어 현 관광업계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경복궁에 대해 설명하시오'와 같은 랜덤 질문에 영어로 답해야한다. 나는 사실 영어를 엄청나게 잘 하지도 못할 뿐더러 부끄럽지만 우리나라 관광자원에 대한 기본 정보에 대해서도 빠삭하게 알지 못한다. 그래서 추후 여행 가이드로 활동할 때를 대비해서도, 면접을 대비해서도 꾸준한 콘텐츠 학습과 수집이 필요했다. 물론 그런 정보들을 나만의 특색이 있는 콘텐츠로 바꾸어 축적할 필요도 있다.


어떤 가이드가 되고싶은가? 


여행객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해 오감으로 한국을 느끼고 갈 수 있게 돕는 가이드가 되고싶다. 창덕궁이 경복궁의 이궁이며 후원이 매우 아름다운 궁궐이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봄이 오면 겨우내 닫혀있던 창과 문을 여는 행사를 하는데 그 창 사이로 보이는 내부가 매우 장관이라는, 가을에는 달빛 아래 청사초롱을 들고 궁궐을 걷는 행사를 한다는, 경험의 깊이를 줄 수 있는 이야기와 정보를 모아 쌓아나가고싶다.



창덕궁의 열린 창과 문으로 보이는 풍경



또한, 진짜 한국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가이드가 되고싶다. 샤모니에서 만났던 가이드 Teresa는 하이킹 장비가 전혀 없는 우리를 위해 직접 마을 내 렌탈샵을 검색해 장비를 렌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고, 지역에서 수십년 살아온 지역민으로서 수많은 관광객용 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유서깊은 식당을 직접 예약해주기도 했다.(이런 정보는 인터넷에 나와있지도 않았다.) 리옹과 파리에선 에어비앤비의 호스트가 준 장문의 식당, 카페 리스트 덕분에 실패 없이 지역 맛집을 골라 다니고 프랑스인들과 부대끼며 프랑스를 즐길 수 있었다.


이방인은 알 수 없는 사소한 정보들이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싶어하는 여행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약이 치열한 식당을 대신 예약해주고, 마켓컬리를 통해 춘천 감자빵과 제철과일을 먹게 해주고싶다. 여름나라에서 온 여행객을 위해 겨울의 인제 자작나무숲을 추천해주고 싶다. 자주 가는 네일샵을 소개해 주고, 정말 좋아하는 이천의 도자기샵을 소개해주고 싶다. 물론 관광지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이 기본이고, 나와 함께하는 시간 전후의 경험도 진짜 한국인들이 즐기는 것들로 꽉 찰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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