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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왓유원트 Jul 21. 2023

멘탈 회복기  

이 글 배경 커버은 그냥 하얗다. 내 마음도 그러하다.

오랜만에 오늘 멘탈이 나갔다. 회사에서. 오늘따라 영어도 안되고, 나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에게 오해도 받았다. 


이민온 후, UX 디자이너로서 일한 지 약 9개월이 되었다. 짧다면 짭은 9개월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늘상 그렇듯 업 앤 다운이 있었다. 어느 날은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고 또 어느 날은 동료들과 재밌는 시간이 즐거워 만족스럽다. 반면에 어느 날은 하루종일 버벅거린다. 회의 중에 못했던 말이 나중에 생각나 분하기도 하다. 가끔은 밀려드는 것들을 처리하느라 녹초가 되기도 한다. 기분이 나빠지는 대화를 하기도 한다.


오늘처럼 타격이 심한 날은 찝찝한 기분으로 영혼가출에 너덜너덜해진다. 그리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일단 1) 왜 그랬을까 부터 시작한 자기성찰을 거쳐 

2) 으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 ㅏㅏㅏㅏㅏㅏ

3) 1도 도움이 안되는 곱씹음의 홀 (극소심자로서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다)에 빠진다.

4)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걱정된다.

그렇게 적당하게 헤매고 나면, 

5) 이제 될대로 되라지 단계에 이른다. 이때는 그래도 좀 낮다. 왜냐하면 이미 다 내려놨기 때문이다.

그러다 6) 다시 스믈스믈 떠오른다. 

그렇게 7) 한 2주동안, 떠올랐다, 잊어버렸다, 떠올랐, 잊어버렸. 떠올, 잊어....떠... 잊...떠...잊...

그리고 드디어 8) 2.5 주정도 지나면 서서히 평온의 단계로 컴백홈 한다.


이 과정을 겪는 와중에, 또 너덜너덜해진다면 평온 컴백은 약 3배는 더 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연타 맞으면 안된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이 경험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거야. 그래 다시 그러지 않으면 되지. 이걸로 한 단계 성숙하는 거다. 라며 눈물겹게 이겨낸다. 남들은 다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다. 다들 잘 넘기는 것 같다. 괴롭더라도 나처럼 오랫동안 헤롱거리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일어난 일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며, 생각하면 뭔 소용있겠나. 그저 난 좀 빨리 떨쳐버리고 싶다. 그냥 빨리 잊어버리고 싶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쓴다. 무언가 몰두하며 잊어버리기 위해.

하지만 이런 내용을 쓰면서 잊어버리기를 바라는 이 극단적인 모순은 뭔지 모르겠다.


그럴 수 있지. 그러엄, 누구나 다 그럴 수 있어.

니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데.

니 인생에서 이건 티끌도 못된다. 


그래 이만 정리하고 자자.

디비 자는 게 최고라고 하더라. 내일 일어나면 이미 다 잊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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