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마언니 May 05. 2024

당신은 어린이날, 추억이 있으신가요?

5월 5일, 오늘은 어린이날


며칠 전부터 탕수육이 먹고 싶다던 둘째 아이말이 생각나서

오늘 점심 메뉴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친정엄마와 아이들과 짜장면, 탕수육을 먹던 중,

친정엄마가 내게 물었다.


"너는 어렸을 적에 어린이날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니?"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있었던 첫째 딸아이가 먼저 대답했다.

"작년 어린이날 엄마랑 아빠랑 외삼촌네 태권도 학원 놀러 가서 에어바운스도 타고

너무 재밌었어요."


나는 친정엄마의 대답에 답했다.

"아니, 전혀 기억이 안 나요. 뭐 했더라?"


친정엄마도 내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도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아. 뭐 했더라?"







나는 친정엄마의 질문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

나는 어린 시절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어린이날의 기억이 전혀 없다.

사실 기억을 못 하는 게 아니라, 기억이 없다.

기억이 전혀 없는 게 당연하니까...


우리 친정아빠는 엄마와 우리들을 데리고 외출한 적이 거의 없었다.

혼자서 놀러 다니기 바빴으니까...

친정아빠는 그런 사람이었다...

가족보다 타인이 더 중요한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기억 속에는 아빠와 즐겁게 놀았던 기억, 추억이 단하나도 남아있는 게 없다.

아무리 또 올리려고 해도 내 기억 속에 아빠는 늘 부재중이었고,

가정보다 늘 타인이 더 중요했던 사람이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아빠와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일이 바빠서 아이들과 노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놀아주려고 노력하는 아빠이기에 우리 아이들은 아빠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  


비록 아직 9살, 10살밖에 안되었지만

작년 어린이날의 행복했던 가족의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맙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좋아빠를 만나서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빠의 사랑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나처럼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정말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며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주고 싶은 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왜 우리 아빠는 안 그랬을까...?

철이 없었던 걸까?

난 아직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작가의 이전글 나 결국 엄마처럼 살고 있었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