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애는 언제?
우리는 행복한 상상을 더 크게 기억한다.
연애의 달콤함에 우리가 결혼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설레었던 그때.
그 행복한 상상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다.
우리는 걱정이 없을 수 없지만 걱정보다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긍정회로가 더 기억에 남듯이 설렘 조미료가 더해져 마냥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결혼생활의 1년은 정말 행복했다.
티격태격 삐지긴 해도 큰 싸움 없이 우린 정말 잘 맞는 커플이야 하며 웃는 일상이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결혼하면 우리 둘 문제뿐 아니라..
두 집안의 가족이 얽혀있으니 싸움소재가 슬그머니 올라오기 시작한다.
서운한 어른들의 말 한마디, 꾸중 듣고 속상한 내 마음, 계획대로 되지 않는 아이 문제 등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아이 문제
우리는 1년의 신혼생활을 즐겼고 이제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의 계획을 세워야 했다.
" 애는 언제 낳을래? "
" 2세 계획은 세웠니? "
거기서부터 우리는 의견이 달랐다.
" 오빠가 원하는 대로 1년의 신혼을 즐겼으니 난 이제 아이를 가졌으면 좋겠어. 내가 일을 멈추었을 때 말이야 "
" 난 아직은 아닌 것 같아. 너 일 시작해. 지금은 아니야. "
"내가 일을 시작하고 출산을 하면 난 다시 멈춰야 하는데... 그럼 나중에 내가 더 힘들 것 같아 "
" 그게 왜 힘들어?? "
힘들다고 표했지만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힘들다.
'힘들다'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너와 나의 기준이 다르니까 더더욱 힘든 과제였다.
그래서 나는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는 혼자 낳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강요한다고 한들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2018년에 결혼을 했고, 19년도에 신혼을 즐겼고,
20년도엔 아이계획으로 다투었으며 뒤늦게 노력했지만 아이가 생지 않았다.
두 집안의 어르신들께서도 언제 낳을 거냐며 묻는 아이계획에 남편도 이젠 더 이상 안 되겠던지
뒤늦게나마 아이를 낳아보겠다며 노력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이는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
'내가 문제인가?'라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우린 둘 다 정상인데 왜 오지 않는 걸까.
내 탓인가 싶은 생각에 정말 많이 불안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아이를 물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1년이 넘게 생기길 기다렸지만 생기지 않아 포기할 때쯤..
갑작스럽게 아이가 생겼다.
맘카페에서만 보던 말을 몸소 체험했던 것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포기하면 생긴다라는 말 믿지 않았는데 신기하게 맞더라.
아마 심리적인 요인이 반영된 걸까 싶은데 결과적으로 천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2021년에는 출산을 했다.
그리하여 나는 또다시 일을 멈추었다.
내 몸이 성하질 않고 내가 돌봐야 할 아이가 눈앞에 있으니 일을 할 수가 없는 게 당연했다.
나는 계획했다.
'1년 정도 쉬면 다시 일할 수 있겠지?'
(뒤돌아 지금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착각했구나 싶다ㅎㅎ)
이렇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육아전쟁터로 향했다.
내가 알던 육아가 알고 보니 껍데기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래지.
이때까지만 해도 결혼은 쫌 행복했다.
누군가에게 행복한 일을 더 많이 말할 수준정도였지.
다음편)
지독한 현실의 삶이라는 것 3편 - 육아전쟁의 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