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떠져 핸드폰을 보니 새벽 5시 10분 전.
자기 아까운 시간이다.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빨간 날(일본에선). 애들과 남편에겐 쉬는 날이고 나에겐 근무일이다. 즉, 읽고 쓰고 생각하고 상상할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 날이다. 안 반갑다. 쓰기를 결심한 순간부터 이렇게 바뀐 내가 나도 놀랍다.
아무튼, 나만의 고요한 2~3시간을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며 밀리를 열어 책을 읽는다. 정신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채 읽는다는 것은 읽기와 수면을 동시에 한다는 것.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다. 다만 스스로의 위안은 된다. 자다 읽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조용히 밝아지는 아침의 기운.
벌써?
뭐 했다고?
아, 책 읽었구나...
잤나?
.....
이상하게 허무한 느낌을 채우려 천금 같은 몸을 세워 명상 시작.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가슴에 박힌 카톡부터 사소한 대화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그렇게 1분 명상 종료.
지금은 쓴다.
그럼 됐지 뭐.
읽고, 쓰고, 명상까지 했으니 오늘 할 일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