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 오사카시 도톤보리 상점가인 신바이시 거리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의 모습
여행을 다녀오면 지역 특색에 따라 남는 기억이 천차만별이다.
미국 워싱턴 DC는 백악관(White House), 의회 의사당(U.S Capital)과 이들을 잇는 거대한 공원 내셔날몰(National Mall), 싱가포르는 다채로운 도시 건물과 인공 식물원 '가든스 바이더 베이(Gardens By the Bay)'가 기억에 남는다. 체코 프라하는 옛 중세 골목길 모습과 무지막지한 스테이크가 기억에 남는다.
이번 구정 연휴 기간에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다. 오사카는 도쿄와 함께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의 인기 관광지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상업 항구 도시인 오사카는 일본의 천년수도인 교토와도 가깝다. 일본 봉건 영주들의 세력 다툼이 치열했던 전국시대를 통합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의 수도를 도쿄로 옮기기까지는 일본의 정치, 문화의 중심지가 수도인 교토와 인근 항구도시 오사카였다.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오사카-난바역을 중심으로 한 도톤보리-난바로 옛날 스타일의 번화가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같이 길을 따라 화려한 네온사인과 상점, 맛집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는 곳이다. 그 유명한 글리코 사인도 도톤보리강변에 위치해 있다. 글리코 사인을 시작으로 도톤보리를 따라 상점, 음식점 그리고 상점을 구경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꺼지지 않는 화려한 네온사인은 불야성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도톤보리에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그리고 또 다른 번화가는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한 거대 상권이 형성된 우메다 지역이다. 이곳은 도톤보리와는 느낌이 확 다른 것이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한큐백화점, 한신백화점, 다이마루백화점, 대형 쇼핑몰 루쿠아, 그랜드 프런트 등이 밀집해 있다. 또한 새롭게 짓고 있는 그랜드 그린 오사카도 이곳에 있다. 이번에 묵은 곳은 오사카역 주변에 한큐 레스파이어 호텔이었다.
도톤보리가 화려한 네온사인과 밀집한 상점들로 볼거리가 가득한 반면 오사카역 인근은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들로 인해 쇼핑의 천국이었다. 또한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의 식당가, 오사카역 인근 상가 식당가 등 먹거리가 풍부했다. 식당이 많은 만큼 메뉴도 다양했다. 한마디로 쇼핑과 함께 먹거리 천국이었다. 돈카호테, 약국, 식료품점 칼디팜 등도 이곳에 있어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곳이다. 실제로 여행 대부분을 호텔 근처에서 보냈다.
나나 와이프는 이번이 두 번째 오사카 여행이었다. 10년 전 첫 번째 여행 때는 도톤보리-난바만 구경했기 때문에, 이번에 우메다 지역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숙소는 와이프가 몇 날 며칠을 검색해서 정했는데, 지나고 보니 참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우리가 주로 머물렀던 우메다 지역 사진을 거의 안 찍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었다면 쓸 거리가 더 많았을 텐데, 새삼 사진의 중요성을 또 확인했다.
그리고 오사카역이 위치한 우메다 지역과 도톤보리 사이에 토사호리강 위에 위치한 나카노시마 섬도 매력적이었다. 서울의 여의도가 한강 중간에 위치해 있듯, 나카노시마 역시 토사호리강 중간에 위치한 3km 길이의 기다란 섬이지만 다리로 육지와 잘 연결되어 있어 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카노시마에는 오사카 시청을 중심으로 오사카 나카노시마 미술관, 국립미술관, 오사카 시립동양도자 미술관 등 관공서, 미술관 등 각종 볼거리와 나카노시마공원이 있다. 나카노시마 공원 내 장미 정원은 봄에 장미가 개화하면 봄나들이 장소로 유명하다. 아쉽게도 2월에는 아직 꽃이 개화하지 않아 썰렁했다. 그리고 토사호리강변을 따라 강 반대편에는 근사한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카페테라스에서 강변뷰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강변이라 바람이 찼다.
나카노시마는 지하철로 이동해도 되지만 숙소가 있는 우메다에서 약 2km, 도톤보리에서도 2km 정도 거리로 오사카의 시내를 구경하며 산책하듯이 가도 된다. 나는 여행을 가면 대중교통보다는 걷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 일 평균 2만 보 가까이 걸었다. 4박 5일 동안 같이 걸어준 와이프에게 새삼 고맙다.
이번 오사카 여행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었다. 특히 오사카는 일본에서도 음식이 다채롭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일본에 정통하지 않아서 도시마다 자세한 문화적 차이까지는 모른다.) 아무튼 매 끼니를 다른 메뉴로 먹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목표를 정해놓으니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음식 종류가 다양했다. 스시, 라면, 돈가스, 튀김, 우동, 메밀, 오코노미야키, 타코 등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메뉴와 일본 가정식, 스키야키, 생선구이, 함박스테이크, 파스타, 오므라이스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많았다.
두 번째 목표는 러닝. 우연히 블로그에서 오사카성 러닝 코스를 알게 되었다. 그 후 오사카성 러닝이 버킷리스트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오사카성 산책로를 달려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게 오사카를 다녀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러닝? 쇼핑? 나카노시마 산책로? 먹거리?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