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대한 기대와 부모 열등감의 관계
예전에도 이렇게 생각이 많았을까요?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일을 하는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티브이를 보는 시간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그러지 말걸.'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자는 모습을 보면 하루종일 화냈던 나의 모습이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모릅니다.
'이게 이렇게 화낼 일이었을까? 화내지 않고 어떻게 말할 수 있었을까? 내가 화내서 아이의 인성을 망치는 건 아닐까? 자신감이 약해지는 건 아닐까?'
저는 한 아이를 키우고 있고 그 아이에게 저의 모든 정성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항상 관찰하며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말해주고 저의 모든 여가 시간은 아이와 함께 하며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정성이 아이를 위한 것일까? 나를 위한 것일까?'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정성이 더해질수록 아이에게 더 기대하고 기대한 만큼 잔소리도 늘어가는 걸 느낍니다.
아이가 잘하지 못할 때 화를 내진 않지만 저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목소리 톤이 친절하지 않고 한숨이 저절로 쉬어집니다.
아이는 상황을 살피고 눈치를 보게 되지만 이미 실망을 한 저는 갑자기 업텐션이 되지 않습니다.
기대가 없다면 화도 나지 않았을까요?
저는 아이에게 영어를 잘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발음이 좋지 않고 영어에 관심이 없어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추리력이 약하고 수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공간능력이 약한 것은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잘 해냈을 경우 많은 칭찬을 해주고 저의 일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저의 친구는 아이가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유치원은 꼭 보낼 거라고 하고 영어교육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시킬 것을 다짐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 수학에 관심이 있었고 다른 과목 중에 제일 잘했습니다.(예체능 제외) 하지만 더 잘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싶었고 최상위권이 되고 싶지만 기초개념의 부재로 그러질 못했습니다.
저의 그런 열등감은 아이에게 수학기초개념을 탄탄히 시켜주고 싶은 저의 욕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 친구는 영어교사이고 영어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학파가 아니고, 어려서부터 원어민과 접촉할 일이 없어 프리토킹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는 무조건 프리토킹의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앞에 나가서 발표도 잘하고 사교적이고 쾌활하며 호기심 많은 저희 아이가 자랑스럽고, 부끄러움이 많고 여기저기 치이며 주변에 관심이 적었던 저의 유년시절을 비교하여 봤을 때 이러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되고 싶었던 성향이었겠지요.
하지만 아이에게 조금의 부끄러움이 나타날 때, 친구에게 치이는 모습이 나타날 때, 제가 가르치는 것에 관심이 적을 때, 속에서부터 천불이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가장 화나는 부분은 아마도 저의 가장 큰 열등감의 한 부분일 것입니다.
아이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열등감을 이겨낼 때 가능합니다.
아이 고유의 특성과 능력을 인정하고 나의 욕심을 뺄 때, 비로소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노력하는 것이 진정 아이가 원하는 것인지, 부모의 노력이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 아이의 마음과 시선을 살피는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