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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제품 Feb 06. 2024

공연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는?

'관크'와 '시체관극' 사이에서의 혼란


요즘 문화예술 공연 관람을 하면 관객 관람 태도와 관련된 상반된 두가지 단어가 눈에 띈다. 

바로 '관크'와 '시체관극'


이 두 가지 단어 바탕으로 어떻게 우리가 공연 감상을 바라봐야하는지 짧은 생각을 남기고자 한다.





관크? 시체관극? ... 그게뭔데?


'관크'란 '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관객들의 주변사람들의 관람을 방해하는 비매너적인 행동을 말한다. 예를들면 공연장 내에서 휴대폰을 켠다든지, 무음을 안해둬서 진동이나 벨소리가 울린다든지, 옆사람과 소곤소곤 대화를 한다든지 등등


반대로 '시체관극'은 주변 관람객의 작은 행동에도 너무 과할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공연 애호가들을 비꼬는 단어다. 예를 들어, 생리적으로 참기힘든 기침에 톡 쏘아 붙인다든가, 키가 큰 관객한테 키가 크니 허리를 굽히고 보라고 말하는 경우 등등


참 주변관객으로 인해 이렇게 전혀 상반된 두 가지 단어가 대두되니 아이러니하다.


공연을 꽤나 자주 보는 나로서는 사실 '관크'가 매번 걱정이긴하다. 그리고 어김없이 거의 매공연 관크를 경험한다. 그런데 나 역시 '시체관극'을 지향(?)하는 관람객으로부터 지적을 받아본 경험도 있어 이 두 가지 사이에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야할지 그것이 고민스럽다.







내가 경험한 관크, 그리고 내가 저지른(?) 관크



사실 나는 공연 갈때 마다 너무 자주 관크를 경험해서 이제는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그래서 어느정도 관크는 그냥 예민하게 굴지않고 그냥 넘어가는게 스스로 공연 관람을 망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참을인(忍) 을 마음속으로 자주 왼다.


최근  주요 연말 레파토리인 발레 '호두까기인형'을 관람했는데 내 옆 커플이 지속적으로 소근소근 거렸다. 물론 발레는 청각보다는 시각이 더 중요한 예술장르이지만 엄연히 오케스트라 피트까지 대동한 공연으로 음악도 중요 요소고 그게 아니더라도 소근소근 거리는 소리는 나의 집중력을 흐트린다.


같은 공연을 이틀뒤에는 2층 관람석에서 관람했는데 2층에서 관람하니 1층 관객들이 뭘하는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그렇게 자주 켜시더라... 뭘 그렇게 확인해야하는지 반딧불이 마냥 휴대폰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거나 카톡에 답장을 하는 등 주변을 피해주는 행동들을 했다.


심지어 오늘은 영화를 관람했는데 영화 내용이 너무 좋으셨는지 스마트폰 카메라로 찰칵거리면서 사진을 찍는 중년 남성도 만났다. 참... 이거는 범죄아닌가? 신고해야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이 이외에도 생각 나는 관크들은 정말 많았다. 클래식 피아노 공연 중에 카톡 알람음이 울린다거나 연속된 트림(...)을 하신다거나 등등




그런데 약간 애매한 관크도 있다. 사실 나는 가장 거슬리는게 '기침'이다. 기침은 공연 흐름을 방해하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그런데 혹자는 기침은 사실 생리현상이니 이거에 예민하게 구는건 너무 한거 아니냐고 할 수 있을 거다.  당연히 참을 수 없는 기침도 분명있다. 그런데 누가봐도 티나는 가짜 기침들이 있다. 특히, 악장과 악장 사이 잠깐 쉴떄 터져나오는 기침소리들. 누가누가 더 기침을 자주하나, 더 크게 하냐 겨누듯이 기침이 점점 커지는 기괴한 일도 꽤 자주 경험했다. (유튜브 영상만찾아봐도 악장사이에 경쟁적으로 기침하는 경우를 접해볼 수 있음) 그런데 사람인 이상 이 기침이 의도하고 일부러하는건지, 정말 못참아서하는 기침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여러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 협주곡 등은 그 악장 전체가 하나의 곡이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 쉬는것도 사실 나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여기를 기침 정리시간으로 가지는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물론 참아왔던 기침을 그때 잠깐 하는거 정도야 괜찮지만 정말 누가봐도 의도적인 기침은 제발 자제했으면 한다.


또 애매한 관크가 앵콜 공연에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다. 앵콜 공연을 사진 및 동영상 촬영하는 관객들을 저지시키려고 어셔들이 뛰어다니는 경우를 종종 만났다. 물론 일부 공연들에서 앵콜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공연에서 근데 셔터음 나게하고 앵콜 곡 연주 중에 동영상 촬영 시작 음을 들리게하는게 옳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사실 이렇게 관크 피해자로 글은 썼지만 나 역시도 관크를 유발했던 경험이 있다. 발레 감상중에 조금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등을 앞으로 쭉 내밀고 본적이 있었다. 인터미션 중에 뒤 관객이 그러면 자기는 시야 가려진다고 등붙이고 보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는 내가 등을 붙이든 말든 뒤에 관객의 시야에 방해될거라고는 전혀 몰라서 뭔가 미안스럽고 부끄러웠다. 이렇게 하나 알아 갔다.


또 한번은 내가 오전 8시에 설정해놓아야하는 알람을 오후 8시로 설정해놓아서 공연 도중 내 알람이 울렸던 적이 있다... 난 또 누가 휴대폰 안껏어 이렇게 속으로 욕하고 있었는데 보니까 내 핸드폰 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다행히 내가 복도쪽에 앉아있었기에 그냥 핸드폰을 갖고 바로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와 이렇게 내가 관크의 주인공이 되다니 ...


이렇게 관크는 사실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의도치않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공연장들은 관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에 각종 안내 자료를 충분히 자주 배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처럼 의도치 않게 관크를 저지를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서 공연장에서 시킨 것들은 꼭 좀 해야겠다,






우리는 '시체'가 아닌 '사람'이랑 관람하는 거니 조금만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자


시체관극 강요로 피해를 보았다는 사례는 주변에서도 종종 들리고 나역시도 경험해봤다. 나는 키가 170후반

으로 좀 큰편인데 갑자기 내 뒤에 앉은 아줌마가 나한테 키가 커서 잘 안보이니 허리를 숙이고 앉으라고 하는거다. 너무 황당해서 대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랐던 경험이 있었다.


이렇게 너무 과도하게 주변 관객의 행동을 저지하려는 '시체관극'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금 방에서 유튜브를 보는게 아니고 나랑 같은 사람들이랑 같이 공연 관람을 하는거다. 주변사람들이 조금 움직일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앗던 작은 소리가 날 수도 있는 거다. 너무 하나하나 예민하게 굴면 주변사람도 불쾌하고 다 떠나서 재밌게 공연 보러온 나를 내가 망치는 꼴이 된다. '사람'이랑 공연을 보는거니 정말 상대방이 잘못된 행동을 한게 아니라면 조금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자.






서로서로 배려하는 공연 관람이 되길


요즘 우리나라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클래식 공연장이 매진되는 경우가 꽤 많아진거 같다. 그리고 조성진, 임윤찬 같은 아이돌스러운 클래식 스타들이 뜨면서 평소에 관심없엇떤 분들도 공연을 꽤 자주 가신다. 그러다보니 이런 공연 관람 문화에 문외한인 경우가 있는거 같다. 따라서 내 작은 행동이 의도하든 의도하지않든 주변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니 관람객 개개인인은 공연 관람시 기본적으로 조심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이렇게 클래식 공연 자체를 많이 안다시니는 분들은 클래식 공연을 관람햇다는 사실 자체가 SNS 피드에 올릴 거리가 되니 사진이나 영상촬영에 진심이시다. 그런데 공연은 그 순간에 즐기는게 제일 중요하다. 고작 사진 몇장 SNS올리고 좋아요 받는건 그날 뿐이다. 사진촬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오롯이 그날의 공연을 즐겨보는건 어떨까?



그리고 자칭(또는 타칭) 공연 덕후라고 일컬어지느 분들도 주변 관객들에게 너무 과한 것을 요구하지말고 다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공연 선배미를 보이는건 어떨까 싶다. 자칭 공연 덕후인 나 역시 내년엔 조금 덜 예민해지고자 한다. 10월에 도쿄 산토리홀에서 관람한 공연도 그렇게 클래식의 성지인 곳이지만 핸드폰을 하는 경우도 있고코골면서 자는 관객도 있었다. 그냥 세계어딜 가나 그런가보다 하고 조금 마음을 놓는 것도 나 스스로를 편하게 공연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길인거 같다.




내년엔 더 즐거운 공연 관람을 많이 할 수 있길

또한 내년엔 더 많은 분들이 올바른 공연 태도로 관람을 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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