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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원 Jan 01. 2023

바리스타의 수첩 속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

(3) 음료 제조의 우선순위

한가한 매장이라도 점심시간엔 손님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바쁠 땐 한 번에 한잔씩만 주문이 들어오지도 않지요. 보통 한 팀에 3~4명 정도 오게 되면 각자 서로 다른 메뉴들을 고릅니다.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  전 카페라떼 아이스 디카페인이요, 음 저는.. 바닐라라떼 따뜻한 걸로 할게요, 난 레몬에이드로~"

이렇게 주문이 들어오면 처음엔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럴 땐, 레시피가 모두 숙지되었다는 전제하에 침착하게 우선순위대로 제조를 합니다. 음료 제조의 우선순위는 크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스 먼저, 핫은 나중에(식으니까)

- 우유, 시럽 들어가는 음료 먼저

- 오래 걸리는 것부터 제조


위에 메뉴를 예시로 하면,


1. 아이스라떼 디카페인

2. 레몬에이드

3. 아이스 아메리카노

4. 바닐라라떼 핫


이 순서로 메뉴를 제조하게 됩니다. 아이스 라떼 디카페인의 경우 디카페인은 별도의 그라인더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우유가 들어가고, 아이스 메뉴이므로 가장 먼저 만듭니다. 레몬에이드도 레몬베이스, 시럽, 탄산수, 얼음 등 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다음 순서로 제조합니다. 그다음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바닐라라떼 핫을 만드는데 따뜻한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는 가장 마지막에 만듭니다. 스팀 한 우유는 빠른 시간 내에 식고 굳어버리기 때문에 만든 직후에 손님에게 나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가장 많이 나가는 여름의 경우에는 얼음을 담은 컵에 물을 담는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는 편인데요. 샷이 나오기 시작할 때 물을 부어줍니다. 물을 미리 부어놓으면 여름엔 얼음이 금세 녹아버려서 온도가 미지근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물이 들어가는 음료는 샷과 얼음이 우유보다 빨리 녹아서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를 먼저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음료제조의 우선순위는 금방 익숙해지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번 반복해서 만들고 또 바쁘지 않은 시간대에는 최대한 순서를 생각해면서 연습했습니다. 사실 제 수첩 속에 적힌 모든 것들은 매일매일 적은 제 오답노트랍니다. 실수하고 틀렸던 것들을 정리해 둔 거죠. 지금은 이 오답노트 덕분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드립 연습일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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