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를 알고 지낸지 딱 한 달이 되었다.
오늘은 그동안 했던 단상들을 적어 보겠다.
*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적는 글이라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시작하겠다.
1.
고니를 안지 한 달 밖에 안 되었는데 이상하게 고니가 원래부터 알던 사람 같다.
고니도 “뭔가 4주 전에 우리 일주년 축하파티 햇엇을듯..”이라는 말을 했는데
ㄹㅇ이다.
4주차가 아니고 1년 4주차 같다.
아니 솔직히 2년 4주차 같다.
(팩트: 대룡씨는 한 사람 2년 동안 만나 본 적 없음)
이렇게 말하는 거 치고는 매번 혼자 낯을 가려서
고니가 “나 이제 좀 편해?”, “왜 갑자기 불편해 해?”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나지만
ㄹㅇ임.
암튼 그럼.
근데 안지 한 달이면 아직 완전 편하기가 더 어렵지 않나?
근데 고니는 내가 완전 편하다고 했다. 쩌업.
2.
고니를 만나면서
~희생이 수반되지 않는 배려~를 하거나 받을 때의 기분이 좋다.
지난 연애들을 통해 가장 크게 느끼고 배운 점이
‘자발성이 없는 행동은 지속될 수 없다’라는 것이었는데
~희생이 수반되는 배려~는 연애 초기에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안 맞는 사람과 맞추면서 만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확신은 없다)
내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서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해주는 것과 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동안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너무나도 쉬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 것 같다.
물론 고니를 만난지 얼마 안 됐으니 앞으로 우리 사이에 어떤 새로운 문제가 생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 (계속 몰랐으면 좋겠는댕)
얼마 전에 내가 “고니가 배려를 많이 해줘서 나는 걱정할 게 없어.“라고 했더니
고니가 “나도 배려 많이 받고 있다고 느끼는데.“라고 했다.
고니는 어떤 부분에서 내가 자기를 배려해 준다고 느꼈을까?
궁금한데 물어보진 않았다.
우선 나는 고니가 맛있는 게 두 개 남았을 때 나한테 두 개를 다 먹으라고 줬는데
그 두 개를 다시 하나씩 나눠 먹을 때의 기분이 좋다.
또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 서로의 생활에 크게 관여하지 않지만 그래도 미리 양해를 구할 때의 기분이 좋다.
더 생각나는 게 많지만.
주책 바가지 아줌마는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팩트: 이미 됨) 이만 줄이겠다.
그리고 ~희생이 수반되지 않는 배려~에 대하여 적은 것일 뿐
내가 고니로부터 ~희생이 수반되는 배려~ 또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나도 고니에게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희희
3.
고니와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의 만남이 말 그대로 ‘T와 T의 만남’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전화를 하다가 한 명이 졸리다고 하면 “얼른 자.“라고 하고 바로 끊는 게 웃기다.
한 번은 고니가 카톡으로 “이거만 대답하구 자.”라고 한 적이 있는데.
무슨 얘기를 하려나 조금 긴장했는데.
“담임 맡으면 수당이 더 나와?”라는 질문을 했다.
예전부터 궁금했다고 한다.
또 이번 주에 고니가 유럽으로 출장을 갔는데
출장 가기 전에 일주일 동안 못 봐서 어떡하냐고 하면서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한 게 웃기다.
그래. 어떡하긴 뭘 어떡해. 어쩔 수 없지.
To. 고니
그래도 보고 싶어! 얼른 다녀와서 만나~
별로 T스럽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정말 T스러운 건. 적지 않았다.
인성 논란이 생길까봐 나 혼자만 알고 웃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심신이 안정되어 있을 때는 극T이지만 심신 미약 상태에서는 짭F가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껏 나를 T 잡채로 지낼 수 있게 해준 고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To. 고니
고니야 고마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