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사진에 대한 단상

취향 기록 03. ALEX PRAGER, BIG WEST

by gyuniq

좋아하는 공간 여럿 중 한남동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그리고 그곳의 입구에 있는 벽과 천장은 매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벽과 천장의 큰 사진에서 복잡 미묘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도 그 사진은 이번 전시의 작가 ‘알렉스 프레거’의 작품.

출처 - 현대카드 DIVE 공식 홈페이지

평소 사진 작업을 할 때 연출사진을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마 유명 사진작가의 ‘찰나의 순간’과 인상주의 사조를 좋아하는 게 그 이유가 될 것이다.


누군가는 사진이 사실주의처럼 현실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거라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현실을 작가의 시선으로 받아들인 하나뿐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제작자의 연출 사진전에서 어떤 울림을 가져갈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를 함께 안고 갔다. 시작부터 나를 반기는 독특한 구도, 과장된 표정, 화려한 분장 등 내 취향일 수 없는 각각의 요소들.


하지만 하나로 합쳐져서 다가오는 느낌은 이질적이면서도 약간 긴장되는 느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느낌은 영화의 서스펜스처럼 작용했다. 훨씬 전시에 몰입이 되었고, 감상이 진행될수록 영화 속 씬 하나에 던져진 듯했다.

연출사진이 개성을 가졌을 땐 메시지 전달도 차 뻔하지 않았다. 옷, 표정, 동작 중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게 없는 등장인물들.


아무도 서로를 응시하고 있지 않은 점, 화려한 색감은 작품의 의도를 유추하는 과정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디테일한 요소들은 맥거핀이 될 수도, 복선이 될 수도 있었다.

전시가 끝날 무렵에는 연출사진에 대한 생각이 아집이었나 싶을 정도로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아마 앞으로 있을 개인 작업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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