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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박 May 15. 2024

긴즈버그 따라 하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1993~2020)는 미국 연방 대법관이었다. 평생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싸웠고 성차별 제도 개선에 힘썼다. 차별받는 자를 변호하는 것에 남자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예컨대 남자라는 이유로 어머니 간병의 세금 공제받지 못하는 모리츠라는 사람을 대변했고 승소했다.   


낙태(임신중지) 관련해서도 그녀의 역할은 매우 지대했다. 미국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임신중지가 합법화된 상태인데, 보수 기독교와 정치세력은 선거 때마다 이 판결을 뒤집기 위해 노력했다. 낙태이슈는 보수표를 끌어오는데 매번 성공했던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긴즈버그는 여성의 몸에 대해 정부가 함부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며 위 판결을 지켰다.


2022년 9월, 그녀가 죽고 채 2년이 지나지 않아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번복되었다.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보수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했고 다수결에 의해 판결이 번복된 것이다. 현재 미국 여성은 임신중지권을 박탈당한 상태다. 돈 없는 여성들은 임신중지를 위해 위험한 선택, 즉 불법 시술하는 곳을 찾아야 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은 수술이 가능한 곳이나 나라를 찾아 떠나는 암울한 상황이 되었다.




긴즈버그의 운동 매뉴얼


지인에게서 긴즈버그의 책을 소개받았다. 그녀의 운동 매뉴얼집이다. 운동으로 그녀를 만난다는 게 신기했다. 그녀가 암투병을 했다는 것은 읽은 적이 있지만 무려 네 번이나 앓았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개인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트 존슨이 긴즈버그 동의하에 제작했다. 내용은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되어있다. 아픈 그녀를 위해 시작했기에 어렵지 않은 기본자세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육관에서 기구를 사용해서 할 수도 있고 집에서도 할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다.


60세가 넘으면 빠르게 근력이 소실된다고 해서 나도 최근에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긴즈버그의 운동 매뉴얼에서 몇 개를 골라 아침저녁 운동의 루틴을 만들었다. 그녀가 했다고 하니 따라 하고 싶어졌다. 그녀에게 본받을 만한 것이 얼마나 많겠냐마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운동 정도인 것 같다. 우선 저항밴드와 도어 앵커를 구매했다. 전에 갖고 있던 저항밴드는 노란색, 빨간색이었는데 좀 더 강도가 센 녹색을 샀다.  


내가 하는 것은 아침저녁 20분 정도인데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이 반반이다. 예전에 요가를 배운 적이 있어서 스트레칭을 따라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침은 전신 스트레칭, 저녁은 고관절과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주로 한다. 밤에 잘 때 발에 쥐가 난 적이 있어 자기 전 스트레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근력운동은, 저항밴드로 팔과 어깨 강화 동작을 하고 플랭크와 스쿼트 등을 한다. 책을 열면 보이는 긴즈버그 운동 그림을 보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그녀처럼 끈기 있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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