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박 Jun 12. 2024

굿걸

빨간 모자와 기타 등등

핀터레스트에 있는 그림을 약간 각색 카피한 것



어린 시절 읽었던 빨간 모자 이야기.

작고 귀여운 빨간 모자 여자아이는 가까스로 늑대에게서 벗어났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 커서 알게 된 이야기의 원본은 달랐다.

착한 아이는 엄마 심부름을 한 것뿐인데

늑대에게 잡아 먹혔다.


빨간 모자 이야기가 매우 야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소녀와 늑대, 소녀와 늑대, 소녀와 늑대

착하면 잡아 먹힌다. 침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늑대에게.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들이 불편했다.

미녀와 야수, 킹콩, 선녀와 나무꾼 등...


이 이야기의 공통점은? 야하다. 소녀들은 예쁘고 착하다.

그녀들이 무슨 꿈을 꾸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관심 없다.


미녀를 감금한 야수가 돈 많고 매너 좋은 왕자일 확률은?

미녀를 납치한 야생 고릴라가 순정(우웩!)이 지독할 확률은?

선녀를 납치한 사기꾼 나무꾼의 성정이 좋을 확률은?


없다. 그냥 환상이다. 누구의 로망을 실현시키는 이야기인가?

늑대의 로망이다.

야수가, 고릴라가, 나무꾼이 너~무 좋은 인물이라고

소녀를 안심시키기 위한 속임수이다.


차라리

빨간 모자 원본이 훨씬 솔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늑대에게 미안합니다. 실제 동물 늑대요.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외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