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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Apr 16. 2024

[주상절리], [예래생태공원]이 입력이 되다.

(제주올레 8코스를 돌고 와서)

  4월 15일 월요일 제주살이 15일 차.  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걷지 못하여 마음이 답답하여 새벽 일찍 바깥을 보니 아뿔싸! 정원의 거대한 야자수가 휘청거리며 흔들리고 있고 굵은 빗방울이 숙소 베란다를 때리고 있었다. 김밥이고 샌드위치고 해봤자 오늘은 못 가겠다 싶어서 멍하니 앉아 있으니 행안부에서 보내주는 제주바다 풍랑경보가 날아왔다. 그런데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타난 남편이 오전만 비 오고 오후에는 맑으니 가자고 했다. 목표는 제주올레 8코스로 출발지는 월평아왜낭목쉼터에서 대평포구까지였다. 비옷까지 챙기고 나섰다.


빗길을 뚫고 30분쯤 걷다 보니 약천사라는 절이 나타나고 벌써 석가탄신 사월초파일을 위한 등이 마당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살짝 고개 숙여 절하고  걸으니 어느새 비는 멈추었고 하늘은 어느덧 맑게 개였다. 대포포구를 지나 주상절리공원에 도착했다. 가파른 바닷가 언덕아래 수많은 다각형의 기둥들이 포개어져 있는 기이한 모습을 바라보며 아,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어찌 저리도 신기한 자연의 묘기가 단 말인가 싶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배릿내오름공원이 나타났다. 중간 인증스탬프를 찍고 우리는 간식으로 빵을 먹었다.


다시 걸으니 중문 색달해수욕장이 나타나고 다른 곳과 다르게 모래사장이 있었다. 오늘은 파도가 엄청 세게 일으키다 보니 서핑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보였다. 중문관광단지 주변을 거쳐 예래생태공원울 지났다.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고 있는 생태연구공원이자 자연보호구역이었고 산책로가 잘 구비되어 있었다. 바다와 지하수가 만난다는 논짓물을 지나 다시 해안도로를 스치며 걷다 보니 진황등대가 나왔다.


너무 힘들고 긴 코스였다. 갈수록 말수가 적어지다 보니 남편이 곁에서 힘을 내라고 다 와간다고 말해주었다. 하예포구를 지나고도 걸어도 걸어도 나타나지 않던 종점목표지 대평포구 나무 아래에 종착지 인증 스탬프가 있었다. 나는 다리가 풀렸다. 주저앉을 뻔했다. 거의 19킬로였다. 소에 도착하니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8코스를 거닐면서 수많은 광경을 보았는데 주상절리와 예래생태공원의 다양한 동식물이 뇌리에 박혀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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