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향 Apr 07. 2024

제주 [섭지코지]와 [비자림]에 갔어요.

(아들내외가 왔다)

  4월 7일 일요일 제주살이 7일 차, 벽 4시에 일어나 괜히 부엌에서 서성거렸다. 서울 사는 아들이 지 아부지, 엄마가 제주도 한달살이 한다니까 맛있는 거 사주러 온다고 했다. 간단한 식사 메뉴를 준비하고 간식까지 챙겨두었다. 우리 부부는 오늘은 올레코스를 못 가고 신양포구에 있는 섭지코지와 제주 평대리에 있는 비자림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러면 아들 도착 시간에 맞추어 올 수 있는 스케줄이었다. 간단하게 누룽지탕을 후루먹고 나섰다. 출발시간은 9시, 섭지코지는 제주도 방언으로 '좁은 땅'이란다. 붉은 화산재 송이로 덮여있었다. 선녀와 용왕신의 아들과의 못다 이룬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하였다. 일요일이라서인지 가족나들이객이 많았다.  다시 핸들을 돌려 30분쯤 달리니 제주 평대리의 '천연의 숲' 비자림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대만원이었다.  남편은 65세 이상이라 입장료가 무료였다. 좋다기보다 서글프다고 하였다. 피톤치드 가득한 오솔길을 걸으니 나도 모르게 콧구멍 평수를 넓히게 되었다. 숲의 향기가 너무나 신선하고 진했다. 가까운 동네에서 살며 매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코 걷다가 스르륵 지나는 뱀을 보고 나도 모르게 숲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이 세상에서 제일 보기 싫은 것이 뱀이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는 나를 보고 또 크게 웃었다. 남편은 저 멀리 사진 찍느라 보이지도 않고 하필 뱀, 벌 조심이라는 표지판 앞이었다. 나는 놀란 마음에 사진이고 뭣이겁이 나서 마구 내려왔다. 숙소에 오니 2시였다. 곧 도착한 아들내외랑 가까운 혼인지에 다시 들렀다가 갈치조림 맛집식당으로 향했다. 돌문어조림, 치조림, 옥돔구이를 주문하고 보니 집밥 솜씨였다. 너무 맛있었다. 점심을 굶은 우리는 밑반찬까지 남김없이 싹 빈 그릇으로 만들었다. 아들이 계산을 했다. 빨리 돈 모아서 집사야지 하며 우리가 계산하려니 굳이 아들이 계산을 했다. 다시 분위기 좋은 바닷가 찻집으로 가서 오랜만에 우리 넷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는 에 광치기 해변 유채꽃 앞에서 다시 사진을 었다.  며느리가 성격이 밝고 다정하고  특히 편하게 다가왔다. 그래도 며느리인지라 나는 마침 우리 숙소 앞 펜션에 방이 비어서 예약을 해뒀다. 아직 1년이 안된 며느리가 이쁘고 귀하고 좋지만 조심스럽다. 우리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숙소에서 자도 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편하고 싶었다. 아들놈은 좋아라 하였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와 준 것만 해도 고마웠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아들놈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는 것 같았고 출장도 잦아서 걱정스러운데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가 본인도 힘들텐데도 서로 챙기며 사는 모습을 보여줘서 늘 고맙기만 하다. 7시경 숙소에  도착하여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우리 숙소 바로 앞집으로 서 쉬라고 보냈다. 오늘은 기분 좋은 하루였다.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아름다운 [제주올레해안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