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지키며, 나로서 산다.
나는 프로 불편러다.
친한 사이더라도 선 넘은 이야기가 나오면 짚고 넘어가는 편이다.
물론 내 나름.. 최대한 선을 지켜서..
하지만 그냥 웃으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넘기지는 않는다.
물론, 한 번 보고 말 사람들한테는 그러지 않는다.
안 보면 되니까..
하지만 계속 봐야 할 사람들에게는 말을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나도 편한 마음으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래도 되나?
이 말을 하면 저 사람과 서먹해질 텐데?
사람들이 나를 까칠하게 보면 어떻게 하지?
나를 드세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수많은 질문들이 나의 입을 다물게 하지만 그래도 말을 내뱉는다.
특히나 나의 가치관이나 자존감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되면 더욱 참고 넘기지 않는다.
음.. 이런 상황의 반복이다.
누군가 내 기준, 내 가치관에 비추어 볼 때
선 넘는 이야기를 한다.
그럼 나는 그에 대해 짚고 넘어간다.
선을 다시 그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뒤돌아 스스로 내가 한 이야기를 곱씹으며 불편해한다.
특히나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주위에서 ‘드세다’, ‘까칠하다’, ‘무섭다’라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면 나는 또 내 행동들에 대해 계속 곱씹는다. 내가 한 말들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고, 이런 싫은 소리를 듣는 상황이 서운하고 싫기도 하다. 그리고 걱정도 된다. 이렇게 나의 이미지가 굳어가는 것에 대해..
그래서 어느 날 생각해 봤다.
내가 이렇게 계속 마음이 불편할 거면 그냥 이야기하지 말까?라고..
남들도 알고 보면 다 그냥 넘기는데.. 나만 괜히 그러는 게 아닐까?라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건데.. 그냥 넘길까?라고..
하지만 나는 마음을 다시 고쳐 먹었다.
나는 ‘남’보다 ‘나’에게 당당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나를 깎아내리는 말들을 듣고 웃어넘기면 내가 나한테 당당해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남의 인정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인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싶다.
나는 나를 속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고, 나중에 집에서 ‘그 새끼 뭐야!!!’ 하고 이불킥 하기보다
아닌 건 아니다고 말하고 그냥 까칠하다는 말을 듣기로 선택했다.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보다는
나 스스로의 인정을 선택하기로 했다.
관계는 다른 일들로 회복하면 된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힘들어할 때 옆에서 힘이 돼주면 된다.
그리고 함께 할 일이 있을 때 즐겁게 함께 놀면 된다.
나는 유쾌하고 함께 할 때 재미있고 좋은 사람이지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무슨 말을 해도 받아주는 착한 사람’이기보다는
‘친하지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프로 불편러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프로 불편러로 살 생각이다.
내가 나를 지키고, 나로서 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