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5,000만 원으로 80조를 벌었다.
삼성으로 입사해 전경련에서 김우중 회장을 만났다. 그 당시 대우로 입사하라는 제의를 받아 최연소 임원으로 10년 이상 일했는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IMF가 터지고 말았다. 대우는 해외 자금 조달이 관건이었는데, IMF란 변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몰락하게 되었다.
1999년 12월 31일 곧 45세가 되던 해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본인이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왔다. 백수생활을 하다 보니 계속 전화가 왔다. 특히 처갓집에서 많이 위로를 해줬는데, 전화 끊기 직전 “그래서 너 뭐 할 거니?”란 말을 했다. 계속 푸시당하니 4일째 되던 날 무작정 ‘사업을 하겠다’며 선포했다.
서 회장은 대우그룹에 있을 때 있던 부하들과 무작정 회사를 만들었다. 대기업 출신들은 회의를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경향이 있어 아침 일찍 회의를 시작했다. 3시간 동안 회의 안건은 ‘오늘 점심 메뉴’였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짜장면을 시켰다고 한다.
이 짓을 15일 정도 반복하니 죄책감이 들어 미국으로 떠났는데, 그 당시 미국에서 안젠 본사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건물을 들어가려고 보니 앞에서 경비가 막아서 못 들어가게 하는 바람에 다음날 아침 다시 한번 방문했다.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여기 회사에 입사하려고 줄을 선 모습을 보고 ‘제약’이란 것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생물학과 약에 대해 독학을 하기 시작했다.
막상 공부해 보니 인류가 개발한 약물이 200개 밖에 안되더라. 그런데 이것들을 조합해서 이름만 바꾸면 그게 약이 되더라. 심지어 성분은 똑같은데 이름만 다르게 해서 팔더라. 2013년이 되면 현재 미국에 등록되어 있는 약물의 특허가 대부분 끝나게 되는데, 그 당시 미국은 이것에 대한 대비를 안 하고 있길래 엄청난 기회로 받들였다.
무작정 그해에 노벨 생물학상 받은 사람을 찾아갔는데, 당연히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람 집 앞에서 일주일 동안 기다렸더니 왜 거기 서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제약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고, 특허가 끝났을 때 미국이 아무런 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시아를 타깃으로 했을 때 일본, 중국이 아닌 한국에 엄청난 기회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며칠 뒤 역대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을 테니 와서 설명하라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그 당시 서 회장은 "네 까짓게 여길 오겠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당연히 배짱 하나 믿고 그곳을 당당히 걸어간 서 회장의 모습을 본 박사들이 같이 네가 거주하고 있는 모텔로 가보자고 했다.
"모텔에서 자기가 연구한 걸 보고 박사들이 감동받았고, 원하는 게 뭐냐고 묻더라."
"사업계획서에 너희들이 사인해라"
서 회장은 이것으로 미국제약회사를 컨설팅하려 했는데, 그 당시 대기업들이 모두 입구컷을 했다. 그래서 사업계획서를 들고 한국으로 들어온다. 한국에서 가장 현금을 많이 보유한 회사가 어디인지 고민하다가 KT&G란 걸 알게 되었고, 역시 마찬가지로 무작정 사장을 찾아갔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 PPT를 했는데,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뒤 KT&G에서 조건을 달았다. 당신(서정진)의 모든 자산을 걸어라, 그러면 우리가 200억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들어오는 수익보다 투자하는 게 훨씬 많았다. 갚아야 할 돈만 있어서 힘들었다. 때론 사업을 안 하는 꿈을 꾸는데, 그게 정말 행복하더라. 이자낼 돈이 없고, 원리금 상환날이 가까워지는데 현금이 부족해 너무 스트레스가 심했다. 자살시도를 했으나, 교량을 못 넘어서 죽지 못했다. 15일이 딜레이 된 계획. 직원들, 가족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니까 자살할 이유가 사라졌다.
직원들이 우릴 먹여 살린다고 생각해야 한다. 사업이 성공을 하려면 실력이 중요한데 운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 운이라는 건 결국 사람을 통해서 나온다.
1학년은 이제 막 스타트업을 시작한 대표들을 말한다. 그리고 2학년 3학년 나이가 들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어떻게 기업가정신을 유지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특히 서정진 회장은 5학년으로 인생 말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미래를 청년들에게 걸었다고 한다. 우리가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줘야 하는 것이다.
1 학년 : 망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라.
2 학년 : 돈을 벌 생각을 해라
3 학년 : 더불어 상생을 생각해라
4 학년 : 조국과 민족을 생각해라
5 학년 : 인생 마지막에 나는 무엇을 남길까 고민하며 가장 열심히 일해라
"사업가는 실패라는 말을 사용해선 안된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말을 해라. 인생을 살아보니,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비로소 내가 행복해지더라. 돈을 누구보다 많이 벌어보고 사용해 봤는데 나중엔 돈 쓰는 것도 일이더라.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내가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부자라는 자부심이었다"
나는 퓨쳐리더스캠프 1기에서 사업가정신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우리가 왜 사업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하는 '업'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서정진 회장은 인생을 돌아봤을 때 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