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이 가진 말랑말랑한 소통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금의 우아한형제들이 있기까지 어떤 조직문화가 있었을까? 한명수 CCO에게 듣는 배달의 민족 문화 이야기
제도와 정서, 둘이 싸우면 무엇이 이기지?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비밀이 있다. 오늘 나에게 인사이트를 준 한명수 CCO는 고객과 만나서 그들의 마음을 얻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대기업을 거쳐 이직한 (주) 우아한 형제들은 아홉 번째 회사다. 이곳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개발자 1,000명이 만든 '배달의 민족' 어플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CCO = Chief Customer(=Creative, Culture, Communication) Officer
배민은 개발자 중심의 회사다. 그래서 소통이 멈추면 회사가 망한다. IT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 토스 역시 마찬가지다. 배민의 소통법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ㅋ'이다.
서비스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말을 기억하자. 배민은 사무실 입구 쪽에 아티팩트를 붙여놓는데, 그곳에 있는 인간의 창작물에 라벨을 붙이는 일을 하고 있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탄생한 정신적 소프트웨어다. 배달의민족은 회사의 규모가 작았을 때부터 지켜왔던 '문화'가 있다. 맨 앞에 소개했던 눈에 보이는 시스템(제도) VS 눈에 안 보이는 시스템(정서) 둘이 싸우면 정서가 이긴다. 심지어 집어삼킬 만큼 힘이 강력하다. 일반적으로 제도는 힘 있는 사람이 만드는데, 그래서 불안정한 것이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뉴얼화가 된다. (FM이 되는 것)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겪는 가장 쉬운 제도의 예시는 바로 '휴가 제도'다. 휴가 제도를 이해하려면 주니어들(가장 말단사원)이 어떻게 휴가를 가는지 보면 된다. 상사 눈치를 보는가? '팀장님이 기분 좋을 때 가서 보고해야지' 이런 조직은 벌써부터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은 휴가 사유가 없다. 보고 시스템도 없다. 정서는 그냥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어떻게 사람을 맞이하나요? 한 번도 환대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팀원이 와도 얼굴만 빼꼼 내미는 리더가 있나요? 배민은 신입사원이 온다면 이름을 여기저기 붙여놓고 모든 직원이 축하해 준다. 또, 육아휴직을 마치고 온 사람들에겐 이름을 회사 문 앞에 재미있게 디자인해서 붙여놓는다.
''회사보단 가정이,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회사보다 중요한 곳. 그래서 명함에 이름을 엄청 크게 작성한다. 배달의 민족은 사람과 사랑을 중심으로 경영한다.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게 되어있다. 직책이 있는 사람은 구석에 숨어선 안된다. 파티션을 없애자. '공간'을 봐야 한다. 뷰가 가장 좋은 곳에 누가 앉아 있는가?
'우리 회사 대화 분위기는 어떤가요?'
전문가 분위기(ex, 데이터 있습니까?, 근거가 있습니까?)
조용한 분위기(ex, 조용히 좀 하세요...! 키보드 소리만 들림)
잘 노는 분위기(ex, 캠핑, 노래방, 친분만 좋음)
실행하는 분위기(ex, 대부분 영업 나감. 발로 뛰어야지~)
고민하는 분위기(ex, 어떻게 하지... 끙끙, 안전을 위주로 리스크 관리)
덕후형(ex, 노란 머리, 타투, 아이돌, 밀리터리 이야기)
긍정적인 분위기(ex, 리액션왕) = 리더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이런 분위기가 됩니다.
말이 많은 분위기 =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합니다. 그러나 어쩔 땐 쩌는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저희 회사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요. 조용한 분위기인데, 말 많고 긍정적인 분위기로요"
이것은 불가능하다. 회사의 모든 분위기는 리더가 만든다. 인격적인 성향이 조직에 그대로 스며드는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감이란 대인관계에서 별다른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타인에게 약한 모습(실패, 멍청한 대답)을 보여도 괜찮다고 여기는 감정이다. 이것이 분위기의 핵심이다.
대부분 리더의 눈치를 보게 되어있다. 문화란 처음부터 잘해서 설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행동양식이다 생활양식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하자. 여기서 대답이 "그것도 몰라?" 이게 아니라 "아~ 그건 이거 이거야 이렇게 해봐"라고 설명을 해야 한다!! "내가 알려줄게!!" 문화는 겉과 속으로 나누어지는데 사람들은 겉만 보고 판단한다. 속에 있는 내용을 파악하자. 겉과 속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
'인간지능커피' ㅋㅋㅋ 재밌네 그런데 이걸 웃기려고 한 게 아니다. 고객을 아침부터 행복하게 해 준 것이다. 배민은 본질을 파고드는 걸 잘한다. 공모 1등 선물로 치킨 365마리를 주었다. 선물이란 무엇인가? 에 집중한 것이다. 선물은 관계를 맺게 도와주고, 기쁨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랑프리 1등 상으로 치킨을 뿌린 것이다. 365마리를 혼자 먹을 사람은 없기 때문. 주변사람들에게 1등의 기쁨을 나누라고 준 것이다.
배민은 리더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점심에 30분씩 듣는다. 구성원들은 변화를 싫어하고, 제도가 바뀌는 걸 엄청 싫어한다. 그런데 리더는 변화해야 한다. 대표가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받으면 당근을 흔들기도 한다. 같은 회사여도 답답하고 힘든 건 똑같지만, 가장 아랫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장 높은 사람이 듣는다니. '내 이야기가 저기까지 닿는구나'를 느끼게 한다.
-뒷담화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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