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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Sep 19. 2021

내 영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해외 취업

나의 영어 이야기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모른 체 그저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를 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높은 시험 점수만을 위해서 시험 영어를 공부했다. 강의실 안에서는 오프라인 강의를, 노트북 안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수없이 들으면서 모든 것을 외우고 또 외웠다. 이렇게 공부하고 영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내 생의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많이 설레고 긴장되었다. 나름 한국에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처음 운 좋게 얻은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할 때는 손님 주문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이유로 디시 워셔 (설거지 담당)로 좌천되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때는 손님 주문을 빨리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샌드위치 메이커로 좌천되었다. 고장 난 아이패드를 수리하는 일을 할 때는 손님의 요청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내멋대로 수리했지만, 결국 더 고장내서 환불까지 해주었다.


미국 대학원에서 조교로 일하면서 많은 연구에 참여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긴장됐다. 긴장을 줄이기 위해서 "이게 뭐라고" 생각했지만,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마자 날아오는 질문 세례에 언제나 식은땀이 흘렀다. 함께 연구하는 후배 석사생들과 학부생들에게 보다 정확한 연구 방향과 각자의 임무를 할당하는 일도 처음에는 정말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다양한 영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니까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가면 영어는 문제없겠지? "아니, 문제 많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영어 연습 많이 했으니까 미국 대학원에 가면 영어는 문제없겠지? "아니, 문제 더 많았다." 미국 대학원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으니까 직장에서는 드디어 영어로부터 자유로워졌겠지? "아니, 전혀 자유롭지 못했다."


영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 단어, 발음 등의 일반 영어(General English)를 공부하면서, 토익, 토스, 오픽, 텝스, 지텔프, 토플, 아이엘츠, GRE, GMAT 등의 시험 영어(Academic English)를 공부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디자인, 마케팅 등의 직무 영어(Professional English)는 또 달랐다. 그 분야의 전문성과 영어의 유창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야 했다. 단순히 질문을 받고, 답하는 게 아니다.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상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효과적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구르면서 배웠던 경험과 미국 대학원 연구실 조교 경험 덕분에 이후 다양한 해외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그때 당시에 영어 실력도 많이 부족했고, 실수도 많이 했지만, 어린 나이의 깡다구 덕분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만약 그때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매일매일 직장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업무 평가에서 매번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타일, 단열재, 청소, 레스토랑 웨이터, 키친 핸드, 요리사, 카페 바리스타, 파티시에, 호텔 하우스키핑, 모바일 수리, 세일즈, 디지털 마케터, 홈페이지 디자이너, 코딩 과외, 영어 과외, 영어 통번역, 크로스핏 코치, 스포츠 영양 코치 일을 했다.


미국 대학원에서 조교로 일을 하면서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풀 스택 개발자, 소셜 미디어/디지털 콘텐츠 마케터, UI/UX 디자이너, 해외 주식 & 암호 화폐 애널리스트 일을 했다. 이후에는 전공인 반도체 회사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았지만, 어느 순간 거대한 조직 안에 그저 하나의 부품이 되어가는 모습에 스스로 실증을 느꼈다. 다시 글로벌 프리랜서 삶으로 돌아오고 더 넓은 세상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일을 하니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해외 취업을 통해서 마침내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했다. 물론 영어 시험을 잘 보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지만, 결국에는 해외 취업, 해외 창업, 글로벌 프리랜서 경험을 통해서 글로벌 인재가 되어보는 것이다. "글로벌 인재"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생소하거나 조금은 크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특히, 글로벌 시대인 지금은 정부에서 워킹홀리데이, 해외 인턴십, 해외 취업, 스타트업 해외 진출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해외 경험과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정보를 돈까지 주면서 힘들게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집에서 검색 하나로 쉽고 편하게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지만, 이것을 기회로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의 영어 실력에 달렸다. 글로벌 인재로서 처음부터 국내 시장뿐 만 아니라, 더 넓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면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만날 것이다. 그동안 영어를 잘 준비해왔다면 그 기회를 만날 때 분명 찬란한 빛을 발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 거기에다 영어만 더해보자. 그럼 해외 취업은 물론, 해외 창업, 글로벌 프리랜서와 같이 다양하고 멋진 경험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면, 영어를 공부해야만 한다면, 꼭 해외 취업에 한번 도전해보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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