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온다.
서울 곳곳이 물에 잠겼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퇴근길에 예전 생각이 났다.
2005년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왔었다.
하굣길에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다가 충동적으로 우산을 접었다.
이 여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서 다른 이유는 없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을 기점으로 이마만큼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는 미래를 그때의 내가 알았다면
나는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습기 찬 피쳐폰으로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던 그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