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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May 18. 2022

해갈을 기다리며

가뭄

봄 가뭄이 길게 늘어섰다.

목마른 대지는 신음을 쏟아내고

여기저기 힘에 겨운 농부들의 탄식이 이어진다.

인간의 오만함은 극에 달했건만

자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의 방식으로 오만함을 꾸짖는다.


습기 사라진 메마른 바람이 인다.

메마른 바람 속에 아카시 꽃향 찔레 꽃향이 짖게 베었다.

가뭄을 잠시 잊고 향기에 취한다.

 비가 오지 않으니 꽃이 예쁘고 향이 짖다.

 이 또한 조화로다.


 이성의 시대가 가고 야만의 시대가 다시 엄습했다.

돈이 권력이요. 돈이 면죄부인 야만의 시대!

야만이 지배하며 철학은 긴 가뭄에 들었다.

자연사의 가뭄과 인간사의 야만의 끝이 무엇일지 

가늠해 보지만 부질없도다.

 해갈은 바램만으로 얻을 수 없다.

정처 없는 기다림!

 다시 원점이구나.

이것이 삶이란 놈의 볼상 사나운 꼬락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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